프로배구 남자부 제7구단 창단을 선언한 러시앤캐시의 창단 사령탑으로 유력했던 김호철(사진) 감독이 예상외의 결정을 내렸다.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김 감독은 10일 러시앤캐시 배구단 창단 실무를 맡은 정호성 실장과 통화에서 “러시앤캐시에 갈 수 없게 됐다. 앞으로 배구인의 입장에서 창단을 돕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앤캐시 측은 “그동안 감독과 많은 의견을 나눴다. 다른 구단이 해주는 대우를 다 해주겠다고는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러시앤캐시는 다른 감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드림식스 인수가 무산된 뒤 러시앤캐시에 배구단 창단을 강력하게 건의한 사람이 김 감독이었다. 러시앤캐시는 이에 따라 V리그에 뛰어들기 위한 정지작업을 해왔고, 9일 아프로파이낸셜그룹 최윤 회장이 한국배구연맹(KOVO) 신원호 사무총장을 만나 최종결단을 내린 바 있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 감독으로 재직하다 LIG손해보험으로 옮기려고 했던 때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밟은 적이 있다.
한편 러시앤캐시 창단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지 않다. 러시앤캐시 측은 11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2주 뒤 임시총회에서 창단가입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우리들이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배구단 창단을 포기할 수 있다”고 했다. 관건은 대학 3학년생들의 드래프트 참가다. KOVO의 신뢰성 떨어지는 행정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보이지만 속내는 누구도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