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은퇴선수협 겉으론 통합, 속으론 ‘초상권 배분’ 갈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4월 16일 07시 00분


■ 프로야구 은퇴선수들의 갈등 2라운드

프로야구 은퇴선수들의 내부갈등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모두 통합과 화합을 외쳤다. 그러나 한쪽은 주도권을 지키며 정통성과 원로들에 대한 예우를 내세우고 있다. 반대로 다른 쪽은 주도권을 빼앗아 점점 커지고 있는 야구게임의 초상권 사용료가 주는 권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나섰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주춤할 수도 있는 어려운 시기에 불거지고 있는 추한 이권다툼이다.

15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선 야구인들의 모임인 일구회 산하 은퇴선수협의회 김동수 회장(넥센 코치)과 지난 5일 출범한 은퇴선수협회 이순철 회장(KIA 수석코치)이 만나 두 단체의 통합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우리 뜻과 달리 본의 아니게 갈등으로 비춰져 죄송했다. 운동선수 출신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도 “계속해서 대부분의 회원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구게임 초상권에 대해선 미묘하게 서로 말이 달랐다. 이 회장은 “여러 사업을 위해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김 회장은 “그런 부분이 먼저가 아니다. 일구회와는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곧장 일구회는 잠실구장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동균, 김유동 은퇴선수협의회 부회장은 “김동수 회장이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통합을 발표했다. 모든 은퇴선수들이 함께 하는 것은 대찬성이지만, 일구회에서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경백 일구회 사무총장은 “한해 16억원의 초상권 수입을 공평하게 모든 회원들에게 배분해왔다. 일구회 회원 중 33명이 선수 출신이 아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김응룡 한화 감독, 김인식 전 감독 같은 분들이다. 그분들은 ‘후배들 몫’이라며 처음부터 받지 않으셨다”고 설명했다.

은퇴선수들의 갈등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 초상권 수입을 놓고 공평한 분배보다 투자 등을 통해 금액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던 일부가 다툼 끝에 일구회를 떠나면서 갈등 양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백인천 전 감독, 이순철 코치, 최익성 등의 주도로 은퇴선수협회가 최근 200여명의 은퇴선수들에게서 초상권 계약 위임장을 받으면서 갈등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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