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와는 재계약했지만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스캇 프록터와는 결별했다. 프록터의 자리는 좌완 선발 개릿 올슨으로 채웠다. 여기에는 ‘마무리는 국내선수로 꾸리겠다’는 김진욱 감독의 생각이 작용했다. 김 감독이 택한 마무리 1순위는 홍상삼(사진)이었다. 홍상삼은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하며 65.1이닝을 던져 22홀드, 방어율 1.93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말 홍상삼이 불의의 부상으로 발목 수술을 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홍상삼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막바지에 팀 합류했지만, 정상 구위를 되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에 김 감독은 집단마무리 체제를 선언했다. 두산은 이재우, 정재훈 등 부상에서 회복한 베테랑들에게 임시 마무리를 맡겼다. 이처럼 뒷문 단속에 물음표가 붙었지만 타선의 호조로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
그러나 14일 잠실 롯데전에서 결국 고름이 터졌다. 두산은 6-4로 앞선 상황에서 임시 마무리 이재우를 올렸으나 9회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연장을 치렀다. 연장 11회말 손시헌의 끝내기안타로 승리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그나마 홍상삼이 1군 복귀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홍상삼은 2경기에 등판해 1.2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1홀드를 거뒀다. 그러나 마무리를 맡길 만한 구위를 갖추지는 못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평가다. 김 감독은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지만 아직 마무리를 맡길 정도는 아니다. 홍상삼의 구위가 회복돼 불펜의 틀이 잡힐 때까지는 다른 투수들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