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이 20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그에게는 첫 동부 원정이다. 이미 3차례의 선발등판에서 2승1패, 방어율 2.89의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지만, 이번 경기는 그에게 또 한 번의 시험대다. 서부지구에서 동부지구로 넘어가면서 생기는 시차, 아메리칸리그의 지명타자 제도로 인한 부담감, 좌우 폭이 좁은 볼티모어의 홈구장 등 3가지 난관이 류현진을 기다리고 있다.
○첫 동부 원정, 시차적응이 관건
하루는 24시간이다. 과학자들은 외부환경에서 시간을 알려주는 ‘지시자’가 있어 인간이 24시간 주기로 생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지시자가 독일어로 ‘차이트게버(시간을 제공하는 자)’다. 인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차이트게버는 ‘빛’이다.
다시 말해 시간대가 변하면 인간은 새로운 차이트게버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흔히 ‘시차적응’이라고 표현하는 이 과정에 돌입하면 몸속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의 증후가 나타나기도 한다. 운동선수들이 외국에서 경기할 때 시차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LA와 볼티모어의 시차는 3시간이다. 생체주기에 미묘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첫 동부 원정에서 류현진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다.
○쉬어갈 타선이 없다!
아메리칸리그는 지명타자 제도를 사용한다. 투수 입장에선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가 심적으로 좀더 편할 수 있다. 주로 투수가 배치되는 9번타자는 쉬어가는 타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볼티모어에는 크리스 데이비스, 애덤 존스 등 장타력 있는 타자들이 많다. 지명타자가 들어오면 상대적으로 압박감이 커질 수 있다.
다행히 류현진은 이미 한국리그에서 7년간 지명타자가 있는 타순을 상대했다. 오히려 타격에 대한 부담 없이 투구에만 집중한다면 또 한 번의 호투를 기대해볼 수 있다.
○타자친화적인 볼티모어 홈구장
볼티모어의 홈구장 캠든야즈의 외야 펜스는 좌측 101m, 우측 96m다. 로토월드 야구 에디터 DJ 쇼트가 4일 쓴 칼럼에 따르면 캠든야즈는 메이저리그 30개 팀의 홈구장 중 11번째로 타자친화적인 구장이다. 이 칼럼은 또 “왼쪽 중앙에 타구가 잘 넘어갈 수 있는 구멍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22번째로 타자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에 적응해가고 있는 류현진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물론 3번째 선발등판이었던 애리조나전에서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체이스필드에서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지만, 애리조나 4번타자 폴 골드슈미트의 타구가 가운데 외야 펜스 상단을 맞고 튀어 나오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던 만큼 경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