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야수 이명기(26·사진)가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6년 SK 입단 후 올해로 8년째. 군복무까지 마치고 돌아온 그는 오랜 기다림 끝에 올 시즌 SK 부동의 2번타자와 좌익수로 자리매김하는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그는 16일까지 타율 0.356(45타수 16안타)으로 팀 내서 최고 타율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17일 삼성 류중일 감독은 “어제(16일)는 이명기를 못 막아 졌다”고 말했다.
SK의 ‘새로운 명기’로 떠오르고 있는 이명기지만, 아직은 여러 면에서 1군이 낯설다. 그는 2군 시절과의 차이점에 대해 “이젠 야간경기를 하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점이 다르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아직 안타를 치고 나서도 무슨 구질이었는지 모를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매 경기, 매 타석을 정신없이 싸워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1군의 좋은 점은 따로 있었다. 경기 후에도 자신의 활약상을 TV 하이라이트로 볼 수 있다는 것. 그는 “TV에 내가 치는 장면이 나오는 게 신기하고 기분도 좋다”며 “자기 전에 인터넷으로 나의 타격 모습을 한 번씩 돌려본다. 뭐가 좋았고, 뭐가 좋지 않았는지 복습하고 잔다. 2군 시절에는 그런 동영상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1번에 정근우, 3번에 최정이라는 국가대표가 앞뒤로 있어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는 “이득이 많은 것 같다”며 “상대가 유인구를 던지기보다는 나와 승부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면 된다”며 웃었다. 이명기는 17일에도 삼성 새 외국인투수 릭 밴덴헐크를 상대로 초반 2안타를 때려내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