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비스 V4 ‘유재학의 힘’…4전승 프로농구 챔프 등극 유재학 개인통산 3번째 챔프전 우승반지 모비스 4강PO부터 7연승…완벽한 우승 볼 공유하는 농구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역시 ‘만수(萬手)’였다.
모비스는 1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 4차전에서 SK를 꺾고 전승으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모비스 사령탑 유재학(50) 감독은 개인통산 3번째 챔프전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모비스에서만 2006∼2007시즌과 2009∼2010시즌에 이어 3회에 걸쳐 챔프전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신선우 전 감독(현 WKBL 전무이사)과 전창진 KT 감독이 보유한 감독 개인통산 최다우승과 타이기록이다.
‘만수’는 유 감독의 닉네임이다. 그는 철저한 분석으로 상대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해 경기에 활용한다. 그만큼 수가 많다는 의미에서 ‘만수’로 불린다. 이번 챔프전에서도 유 감독은 SK의 전력을 완벽에 가깝게 파악해 완승을 거두는 치밀함을 과시하며 ‘역시 만수답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사실 모비스는 시즌 개막 이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데다 기존의 양동근, 함지훈에 문태영, 김시래가 새로 가세해 이른바 ‘판타스틱4’를 구축했다. 모비스가 타 팀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자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갖춰질 수 없는 법이다. 문태영은 달라진 역할과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했고, 김시래는 모비스의 수비 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했다. 양동근과 함지훈도 이들과 ‘볼을 공유하는 농구’를 의식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이 때문인지 모비스는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의 우려 속에서도 유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혼란을 겪고 있는 김시래를 꾸준히 기용해 적응할 시간을 줬다. 문태영이 팀에 녹아들 수 있게 반복훈련을 시켰다. 모비스 선수들은 ‘유 감독이 지시대로만 하면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결국 경기를 거듭하면서 유 감독의 전술과 계획이 맞아떨어지면서 문태영과 김시래도 이 같은 믿음을 갖게 됐다. 문태영은 “감독님이 매우 심플하게 수비를 이해시켜 준다. 감독님은 정말 스마트하다. 우리는 이해하기 쉽지만, 상대팀은 깨기 어려운 수비다”라고 말했다.
모비스는 정규리그 우승은 SK에 내줬지만, 정규리그 막판 13연승을 달리면서 무섭게 가속도를 붙였다. 사실 이 기간을 통해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PO)에 대비한 다양한 전술을 실험했다. 일찌감치 우승을 위한 준비에 착수해 모비스 선수들은 모든 전략과 전술을 몸과 머리로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모비스는 전자랜드와의 4강 PO, SK와의 챔프전을 총 7게임 만에 끝내며 완벽한 우승 스토리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