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문창진(20·사진)은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강원FC와 원정경기(16일)에서 경기 종료 직전 고대하던 프로무대 데뷔골을 터뜨렸다. 프로 2년차. 3경기 출전 만에 이룬 쾌거였다. 문창진은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절친한 선배 신광훈이 들쳐 업은 가운데 동료들이 축하해주자 눈시울이 불거졌다. 곧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문창진은 작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정상에 올려놨다.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막내들의 반란에 이내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안주하지 않았다. 아직 배울 게 많았다. 작년 교체로 고작 4경기에 나서면서 적잖이 자극도 받았다. 터키 전훈에서 연신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었고, 자신에게 행운의 숫자인 8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의욕처럼 순조롭진 않았다. 선배들이 크게 활약하면서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틀어잡고 있는 황진성, 신진호 등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다. 교체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날이 많아 조급해졌다. 남모를 가슴앓이가 계속됐다. 문창진은 수원전(3월30일) 3분, 경남전(4월6일) 40여 분 출전이 전부였다. 이날 강원전도 다르지 않았다. 후반 40분 교체 출전했다. 그러나 끝내 해내고야 말았다. 후반 45분 문전 앞에서 황진성의 땅볼 패스를 받아 넘어지며 오른발로 방향만 바꾼 공이 골문으로 흘러갔다. 문창진은 “준비한 세리머니가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울먹였다. 점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