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맹활약…안방 2연승 진두지휘 첫 승 실패 서울, 또 수비문제 노출 김진규 아디 실수 연발…투지 실종
성남일화 김동섭(24)이 ‘디펜딩챔피언’ FC서울의 시즌 첫 승을 저지했다.
성남은 1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서울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7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의 2골을 모두 책임진 김동섭의 활약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성남은 14일 전북현대(2-1 승)와 홈경기에 이어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반면, 서울은 7라운드를 마친 현재 4무3패(승점 4)로 시즌 첫 승에 또 다시 실패하며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동섭 날다
경기 전 성남 안익수 감독은 “김동섭이 성실하게 훈련을 소화 중이다. 몸이 많이 올라왔다”며 칭찬했다. 김동섭은 기대에 부응했다. 14일 전북과 홈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신고한 김동섭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김동섭은 전반 8분, 박진포의 오른쪽 크로스를 문전 앞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뒤꿈치 슛으로 연결해 첫 골을 뽑아냈다. 서울이 전반 34분 김치우의 왼발 프리킥 골로 추격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김동섭이 빛났다. 김동섭은 후반 8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두고 서울 중앙수비수 아디와 골키퍼 유상훈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재치 있는 오른발 로빙슛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서울 깊은 수렁 속으로
경기 전 만난 서울 최용수 감독은 다소 초췌해 보였다. 그는 “작년과 달리 아래 쪽(하위권) 공기를 맡고 있는데 혼탁하다. 더 내려갈 곳도 없다”고 농담하며 애써 태연한 모습을 유지했다. 최 감독은 각각 발목, 허벅지 부상을 당한 하대성과 몰리나를 빼고 데얀과 에스쿠데로 투 톱, 고요한과 최태욱을 좌우 미드필더에 포진시킨 4-4-2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전 6경기에서 11골이나 내 준 서울 수비가 또 다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서울 중앙수비수 김진규는 김동섭을 밀착마크하지 못해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 번째 실점도 아디의 치명적인 실수에서 비롯됐다. 성실하고 노련한 플레이의 대명사 아디의 부진이라 더 뼈아팠다.
패배보다 더 심각한 것은 경기내용이다. 사실 서울은 그 동안 승리를 올리지 못하면서도 경기 내용은 괜찮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고 있었다. 최 감독이 “선수들이 첫 승에 부담을 가져서 그렇다. 1경기만 이기면 쭉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한 것도 이런 믿음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날은 수비 뿐 아니라 중앙과 공격진 모두 총체적 난국이었다. 선수들 간 호흡이 맞지 않았고, 이를 악 물고 뛰는 투지도 실종됐다. 올 시즌 서울이 보여준 내용 중 가장 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