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시진 감독(사진)은 17일 사직 넥센전에 앞서 평소보다 조금 늦게 덕아웃에 나타났다. 야구장으로 출근하기 전에 중요한 장소에 들렀기 때문이다. 롯데 2군이 전용으로 쓰는 김해 상동구장이 바로 그 곳. 상동은 사직구장에서 차로 30∼40분 거리에 있다. 김 감독은 “시즌이 시작하고 난 뒤 처음 가봤다. 시간이 촉박해 (2군) NC전을 6회까지 보다가 나왔다”고 밝혔다.
시즌 도중 2군 경기장을 직접 찾아 선수들을 지켜보는 1군 감독은 많지 않다. 1군이 홈에 있을 때 2군이 원정을 떠나는 일이 잦고, 대부분 1군 구장과 2군 구장의 거리가 꽤 멀어서다. 많은 감독들이 믿을 만한 코치에게 2군 지휘를 맡기고 수시로 선수들에 대한 보고를 받는 이유다. 그런데 때마침 롯데 2군이 같은 시기에 상동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소식을 들은 김 감독이 시간을 쪼개 직접 차를 몰고 떠난 것이다.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5연패에 빠져 있었다. “스트레스가 습관화된 것 같다”는 김 감독으로선 상동에 있는 선수들 가운데 1군에 활기를 불어넣을 만한 ‘원석’을 찾아내고 싶었을 듯하다. 2군 선수들 역시 김 감독의 깜짝 방문에 놀라 경기에 더 집중했을 터. 그러나 김 감독은 그저 “별 뜻 없다. 바람 쐬러 다녀온 것뿐”이라며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