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투수, 글러브 옆구리에 끼지만 美 투수들은 대부분 상체 앞에 둬
인체공학으론 美방식이 더 효율적
‘코리안 몬스터’ LA 다저스 류현진(26)의 투구 폼이 많은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와 다른 점은 글러브를 낀 오른팔 동작. 류현진을 비롯한 많은 동양 투수는 공을 던질 때 글러브를 오른쪽 옆구리에 끼운다. 반면 대부분의 미국 투수는 글러브를 상체 앞에 두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
비디오 촬영 기술이 발달하기 전만 해도 근거 없는 믿음(myth)에 기댄 가설이 적지 않았다. 공의 위력을 늘리려면 팔의 각도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NPA(National Pitching Association) 같은 미국 투수 연구소에서 비디오 촬영을 통해 ‘공학적으로’ 투구에 관한 궁금증에 접근하면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NPA의 인체공학적 투구 이론에 따르면 투구 동작은 △(우완 투수는 왼쪽) 다리를 들어 힘을 모아 △앞발(우완 투수는 왼발)을 뻗어 이 힘을 추진력으로 바꾸고 △상체 회전을 통해 추진력을 회전력으로 바꾼 다음 △팔에 회전력을 전달해 공을 던지는 행위다. 당연히 힘과 힘이 바뀌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투구다.
이 관점에서 보면 글러브를 앞에 두는 미국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자동차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순간적으로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처럼 글러브로 ‘가상의 벽’을 만들면 팔이 더 빨리 회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투구 폼을 바꾸는 게 인체공학적 투구 이론에서 가장 경계하는 점이다. 게다가 류현진은 불펜 투구를 거르는 것처럼 자기만의 성공 방식을 찾은 투수다. 류현진의 ‘동양 스타일’이 메이저리그 성공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류현진 경기의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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