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의 ‘간 큰 도둑’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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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9일 07시 00분


‘우리 팀도 뛰어야 산다!’ 한화 이종범 주루코치(왼쪽)가 4일 대전구장에서 하주석(오른쪽)에게 주루 훈련을 시키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우리 팀도 뛰어야 산다!’ 한화 이종범 주루코치(왼쪽)가 4일 대전구장에서 하주석(오른쪽)에게 주루 훈련을 시키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머뭇거리지 말고 자신있게”…차근차근 대도 육성

한화 이종범 주루코치는 현역시절 베이스러닝에서도 출중한 실력을 뽐냈다. 한 시즌 최다도루(84개·1994년)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며 한화에 ‘뛰는 야구’를 전수하려 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단독도루를 감행할 수 있는 선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27일까지 한화는 팀도루 부문 최하위(10개). 28일 문학 SK전을 앞둔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1·2번 타순(테이블세터진)을 짤 때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김 수석은 “이 코치가 젊은 선수들에게 (도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있다”고 했다. 1루 코치를 겸하고 있는 이 코치는 투수가 공 하나하나를 던질 때마다 1루주자에게 무엇인가를 얘기하는 일이 잦다. 내용은 주로 투수의 볼 배합이나 습관에 관한 것. 2011시즌까지 현역으로 뛰었던지라 감각은 날카롭다. 이 코치는 “앞서가기보다는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며 웃었다.

‘대도’가 기술보다 더 강조하는 것은 마인드다. 한화 오선진은 “‘머뭇거리지 말고,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뛰라’는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바람의 아들’ 답지 않은 우직한 소걸음. 하지만 이 코치는 그것이 ‘간 큰 도둑’을 키우는 유일한 길임을 알고 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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