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이 매 경기 치열한 승부로 열기를 더하고 있다. 바쁜 건 그라운드 위의 선수뿐 아니다. 벤치도 쉼 없이 작전 지시를 하고 선수들의 위치를 잡아주느라 분주하다. 벤치에 앉을 수 있는 인원은 제한돼 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팀 닥터, 주무 그리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에게만 허용된다.
벤치 앞에는 점선으로 표시된 구역이 있는데, 테크니컬 에어리어(technical area)라 부른다. 감독이나 코치들이 작전 지시를 내리는 유일한 공간이다. 그라운드 터치라인에서 1m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유독 감독만이 일어선 채 이 곳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이유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정한 2012/2013 경기규칙 때문이다. FIFA는 “한 번에 오직 한 사람만이 전술적 지시를 전달하기 위해 허락된다”고 명시했다. 감독이 서서 구역 내로 들어오면 코칭스태프는 으레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9라운드. 울산 김호곤 감독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이따금 벤치로 향했다. 바통을 이어 받은 건 김상훈 코치. 김 코치는 평소 모습과 달리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선수들의 다그쳤다. 전체적으로 실책이 많고 경기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김상훈 코치가 할 얘기가 많은 것 같아 자리를 비켜줬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가 번갈아가며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울산은 두 차례 동점골을 맞고 2-2로 비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