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이 찾아왔습니다. 개막 이후 이상 저온으로 야구장에 불었던 찬바람이 이제는 따뜻한 봄바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기대치에 못 미쳤던 관중수도 풀리는 날씨에 맞춰 대거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주 야구장에서 나왔던 뒷이야기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니퍼트, 홍성흔에 섹시가이 비결 코치
○…27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덕아웃에 앉아있던 두산 니퍼트 앞에 주장 홍성흔이 나타났습니다. 양말을 무릎까지 걷어 올리는 ‘농군패션’을 즐기는 홍성흔은 바지 밑단을 발목까지 내려 입었는데요. “나 섹시하냐”고 묻는 홍성흔에게 니퍼트는 “끔찍하다. 캡틴은 양말을 올리는 것이 어울린다”고 답했습니다. 잠시 후 홍성흔은 양말을 걷어 올리고 다시 니퍼트의 앞에 섰습니다. 니퍼트는 “바로 그거다. 이제야 섹시가이가 됐다”며 웃었습니다. 홍성흔에게 ‘농군패션’이 어울린다고 말한 니퍼트는 정작 2011년 두산 입단 이후 단 한번도 양말을 걷어 올리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도 미국에서 늘 양말을 올려 신었다”고 답했습니다. 그가 한국에서 양말을 올려 신지 않는 이유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큰 키(203cm) 때문이었죠. 국내서 지급되는 양말의 길이는 그의 무릎까지 오는 게 없었던 겁니다. 니퍼트는 “양말이 짧다. 종아리 밑 부근까지 밖에 오지 않기 때문에 바지를 걷으면 더 이상한 길이가 되고 만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아마야구에 유망주들이 사라졌다?
○…올 8월 예정된 2014년 신인드래프트부터 지역연고 1차지명이 부활됩니다. 지역연고학교에 대한 구단들의 지원을 확대하고, 유망 자원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5년 만에 1차지명이 부활됐죠. 특히 올해는 각 구단의 1차지명에 앞서 ‘10구단’ KT가 2명을 우선지명하게 돼 있습니다. 신생구단에 대한 배려차원이지만, 이 때문에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올해 고교 3학년생인 ‘대어급’ 투수들이 예상과 달리 ‘동반 부진’을 보이고 있는데요. 한둘이 아닌 여러 선수들이 동시에 이런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선 ‘작업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역연고 유망주를 점찍은 일부 구단이 그 선수를 KT가 먼저 데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너무 잘 하지 말고 대강하라’고 언질을 줬다는 게 괴소문의 실체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이런 소문을 접한 한 야구인은 그러더군요.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NC를 보면서도 기존 구단들이 그런 행태를 보인다면 말이 되느냐”고요.
김시진 감독이 밝히는 벌금제도 효과
○…롯데 김시진 감독이 선수와 벌금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 감독은 선수단 자체 규율을 어긴 선수들에게 일정 금액을 벌금으로 내게 한답니다. 롯데서 지휘봉을 잡기 이전 현대와 넥센 때도 똑같은 벌금제도를 시행했답니다. 김 감독은 “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는데, 한 선수가 자주 지각해서 6차례 벌금을 낸 끝에 그 버릇을 고쳤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롯데 선수는 아닙니다. 한 번의 지각으로 내야 하는 벌금은 7만원이었다고 하는데요. 그 다음 지각하면 벌금이 2배로 뜁니다. 이 선수는 6번의 지각으로 224만원까지 벌금이 올라갔답니다. 금액이 껑충 뛴 탈일까요. 이 선수는 그 후로는 선수단이 모이기로 한 시각 30분 전부터 경기장에 나오는 등 단 한 번도 지각하지 않았답니다. 김 감독이 정한 벌금 체계의 무서움을 제대로 맛본 것입니다.
홈런치는 오지환 보며 웃는 LG 문선재
○…LG 오지환은 공격 전 부분에 걸쳐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21득점으로 1위, 5홈런으로 공동 4위, 26안타로 최다안타 공동 4위, 시즌 타율 0.306으로 19위에 올라 있습니다. 오지환은 시즌 개막 이후 경기에선 배트 1개만을 활용하고 있는데, 자신의 방망이가 아닙니다. 팀 동료 문선재에게 개막 이전에 받은 방망이입니다. 워낙 잘 맞다보니 이 방망이를 애지중지하고 있답니다. 26일 잠실 롯데전에서 시즌 5호 홈런을 때려낸 오지환은 “여전히 그 방망이를 쓰고 있어요”라며 씩 웃었습니다. 이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니 오지환은 문선재에게 크게 한턱 쏴야 할 것 같습니다. 문선재는 “아직 선물 같은 것은 받지 못했지만, (오)지환이에게 슬쩍 운을 띄워놓았어요”라며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KIA 코치 극찬한 이유
○…삼성 류중일 감독이 KIA 김평호 코치를 극찬했습니다. 한때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선동열 감독을 따라 KIA로 자리를 옮긴 김 코치를 뜬금없이 언급한 이유는 1루 주루코치 역할의 중요성 때문이었습니다. 경기 도중 가장 땅이 많이 파이는 곳은 1루 부근입니다. 스파이크 자국도 많고, 도루 스타트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선수들이 땅을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불규칙 바운드가 나올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이 때문에 1루 주루코치는 공격을 마치면 덕아웃으로 돌아오기 전에 1루 부근 그라운드를 발로 정리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류 감독에 따르면, 발로 땅을 제일 잘 고르는 주루코치가 바로 김 코치라는군요. 김 코치의 또 다른 능력이 빛나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