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비난하는 관중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고, 눈까지 마주치다보니 굉장히 당황스러웠다.(A팀 감독)” “덕아웃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심지어 감독의 작전지시까지 노출될 수 있다.(B팀 코치)” NC의 홈 마산구장에 소리소문 없이 자리 잡은 ‘괴상한’ 관중석에 대한 여러 팀 관계자들의 원성이다.
문제의 장소는 마산구장 3루 원정팀 덕아웃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다른 구장에선 주로 중계카메라와 사진기자들의 전용공간이지만, NC는 간이 테이블과 의자를 들여놓고 관중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게다가 이곳은 정식으로 판매되는 좌석도 아니다. 윤석준 NC 구장관리팀장은 29일 “당초 관중석을 설치할 계획은 없었지만, 활용방법을 찾다가 프로모션 초청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산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면 사진기자, 응급의료진과 함께 20여명의 관중이 이곳에서 경기를 지켜본다. 대부분은 구단에서 초청한 사람들로, 사실상 ‘공짜’ 의전용이다. 이곳에선 관중과 선수들이 서로를 볼 수 있다. 아크릴 칸막이 하나만이 경계선 구실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원정팀 선수단은 꽤나 난처하다. 감독, 코치, 선수들이 계속해서 다음 상황을 준비해야 하는데 홈팀 팬들이 빤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야구인은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관중석은 없다. 너무 가깝다”며 놀라워했다.
NC 구단은 원정팀의 직·간접 항의가 이어지자 최근 아크릴 칸막이에 유색 필름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전과 큰 차이는 없다. 게다가 NC는 장기적으로 이 자리를 정식 관중석으로 운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