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건우(23)는 26일 1군 승격을 통보 받았다. 2군에 있던 그는 1군 합류를 위해 주말 3연전이 예정된 마산행 기차에 올랐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3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2군으로 강등됐다가 한 달도 안돼 1군에 복귀하는 만큼 그에게는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없었다.
그러나 1군 선수단으로 합류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KTX에 올랐지만, 주말을 앞두고 빈자리가 없었던 것. 구단에서 백방으로 표 구하기에 나섰지만, 갑작스러운 1군행이었기에 여의치 않았다. 결국 박건우는 입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기차 한편에 기대 있거나, 복도 틈에 앉아볼 생각도 해봤지만 이마저도 여의치는 않았다. 박건우는 “기차에 탔는데,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마산으로 내려가는 팬들이 엄청 많더라. 아무 곳에나 앉아 있다가, 혹시나 구단이나 선수 이미지에 손상이 갈 수 있어서 그럴 수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어쩔 수 없이 박건우는 2시간 반 가량을 꼬박 선 채로 마산까지 내려갔다. 그는 27일 엔트리에 포함되자마자 마산 NC전 5회 정수빈의 대수비로 교체 출장해 8회초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자신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그런 박건우가 기특했던지, 주장 홍성흔은 “(박)건우가 2시간 넘게 서서 오더니 시차적응(2군과 1군의 경계를 의미) 없이 홈런을 쳤다”는 농담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