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골프여제’ 박인비(25)가 미 LPGA 투어 노스텍사스 슛아웃(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시즌 3승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파71·641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치며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12언더파 272타)를 1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2월 혼다 타일랜드에 이어 4월 초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우승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우승으로 ‘여제’의 자리를 장기집권 할 수 있게 됐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어머니 김성자(51) 씨의 말을 들어봤다.
첫 번째 원동력은 ‘안정’이다. 김 씨는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부진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부진 탈출을 위해 안 해본 게 없다. 멘탈 트레이닝도 받고 스윙 교정도 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4년의 시간은 길었다. 다른 선수들의 우승을 지켜보는 건 힘든 일이었다. 골프를 그만둘까라는 생각까지 했다.
참고 기다린 끝에 2012년 다시 정상에 섰다. 7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4년 공백을 깼다. 그 우승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김 씨는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는데 그 우승으로 모든 걱정을 덜어냈다. 마음의 안정을 찾은 뒤로는 성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안정은 여유가 됐고,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이 됐다.
두 번째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퍼팅’이다.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어 ‘컴퓨터 퍼팅’으로 통한다. 신기하게도 ‘컴퓨터 퍼팅’은 오로지 ‘감각’에만 의존한다. 어울리지 않지만 정교함이 송곳같다.
처음부터 퍼팅을 잘했던 건 아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아이언 샷의 정확도가 떨어져 퍼팅으로 보완할 수밖에 없었던 게 ‘컴퓨터 퍼팅’으로 이어졌다. 김 씨는 “샷이 잘 되지 않다보니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선 쇼트게임과 퍼팅밖에 없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퍼팅 연습만 했다. 그런 과정 끝에 결국 자신만의 퍼팅 감각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감각적으로 치다보니 퍼터를 선택하는 데도 예민하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퍼터는 오디세이의 화이트 아이스 세이버투스라는 제품이다. 이 퍼터는 2010년 출시됐다. 지금은 단종됐다. 3년 된 퍼터를 지금까지 쓰고 있다. 오래된 퍼터를 새 퍼터로 바꾸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감각에 의존하다보니 아주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다. 김 씨는 “그 동안 퍼터를 몇 개나 바꿨는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아마 수십 개는 됐을 것 같다”면서 “똑 같은 제품의 새 퍼터를 가져와도 쳐보면 감각이 달라 사용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오래된 퍼터를 그냥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지 한 장 차인 프로의 세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건 결국 퍼팅이다. 승부처에서 성공 여부에 따라 우승이 갈린다. 지금은 박인비의 퍼팅 감각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