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사진)은 개막 첫 달 정말 괴물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2승 1패, 평균자책 3.41도 물론 신인 투수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런데 ‘진짜 기록’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0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신인투수 중 류현진 같은 활약을 선보인 투수는 없다. 진짜 기록은 삼진, 볼넷 그리고 피홈런이다.
선발 투수는 경기를 치르면서 야수에게 도움 또는 방해를 받는다.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일단 때리고 나면 그 타구가 아웃이 될지, 안타가 될지는 투수가 책임질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또 선발투수가 누상에 주자를 남겨 두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되면, 구원투수가 실점해도 선발투수 평균자책이 올라가게 된다.
반면 삼진, 볼넷 그리고 피홈런은 순전히 투수가 타석에 선 타자를 상대해 나온 기록이다. 이 세 기록에는 공을 받는 포수를 제외하면 어떤 야수 개입도 없다. 그런 이유로 야구 통계학자들은 이 셋을 묶어 ‘세 가지 진짜 기록(Three True Outcomes)’이라고 부른다.
류현진의 4월 기록을 9이닝 기준으로 바꾸면 △삼진 9.7개 △볼넷 2.3개 △피홈런 0.8개가 나온다. 29일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96년 동안 4월에 5차례 이상 선발 등판해 9이닝 기준으로 △삼진 9.5개 이상 △볼넷 2.5개 이하 △피홈런 1개 이하를 모두 충족한 경우는 28번밖에 없다. 3년에 한 번도 나오기 힘든 기록인 셈이다.
현역 시절 ‘외계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이 기록을 7번 달성했지만 ‘로켓맨’ 로저 클레먼스(통산 354승)나 ‘빅 유닛’ 랜디 존슨(통산 303승)도 두 번밖에 못 해본 기록이다. 당연히 신인투수가 이 기록을 세운 건 올해 류현진이 처음이다.
이 28번의 기록을 합치면 평균 17승 8패, 평균자책 2.82가 나온다. 이 중 22번이 올스타로 뽑혔고, 각 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받은 경우도 5번이나 된다. ‘세 가지 진짜 기록’이 투수 성적을 예측하는 데 있어 적잖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4월에 신인 최고 활약을 펼친 류현진은 5월 1일 콜로라도를 상대로 안방 경기에 등판한다. 콜로라도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OPS(출루율+장타력) 0.803을 기록 중인 강타선을 자랑한다. 류현진이 자기 가치를 제대로 증명하려면 콜로라도는 꼭 넘어야 할 산이다. 상대 선발 투수는 좌완 호르헤 데 라 로사(2승 2패, 평균자책 2.86)로 예정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