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이 LG에서 이적한 스위치히터 서동욱(사진)에게 특명을 내렸다. 양쪽 타석에 서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좌타석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염 감독은 30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서동욱은 올해보다 내년, 내후년을 염두에 두고 영입한 선수”라며 “앞으로 스위치히터가 아닌 좌타자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내·외야를 두루 소화하는 서동욱은 4월 24일 포수 최경철과 맞트레이드돼 LG에서 넥센으로 이적했다. 염 감독이 LG 운영팀장과 수비코치로 일할 때부터 눈여겨봤던 전천후 멀티맨이다. 1루수가 주 포지션이던 서동욱에게 2루 수비를 집중적으로 가르친 인물도 염 감독이다. 서동욱은 새 팀에서도 1루수와 2루수, 좌익수까지 폭넓게 기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타석에선 다르다. 염 감독은 “일단 왼손 대타요원으로 기용하겠다. 선발로 나설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동욱은 지금 전남 강진에 있는 넥센 2군에서 코칭스태프가 짜준 스케줄에 따라 좌타석 타격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염 감독은 이에 대해 “사실 왼쪽에서만 죽기 살기로 타격해도 3할을 못 치지 않나. 오른쪽에서 타율이 2할대 초중반을 맴도는데, 굳이 스위치히터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동욱은 프로 11년간 수차례 타격폼을 바꾸면서 끊임없이 발전을 모색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너무 자주 변화를 주다 보니, 자질은 충분히 뛰어난데도 자기 것을 찾을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왼쪽 타석에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다면 오른손으로도 칠 수 있게 하겠다. 그러나 적어도 좌타석 타율이 2할8푼이 되기 전까지는 한쪽으로만 꾸준히 치는 게 낫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