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의 재치 있는 농담에 주변이 순식간에 웃음으로 뒤덮였다. 류 감독은 30일 대구 넥센전에 앞서 취재진에게 ‘새 신발을 신으신 것 같다’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류 감독은 짐짓 놀란 듯 “아무도 모르게 감추려고 했는데, 어떻게 눈치 챘느냐”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누가 봐도 ‘새 것’이라는 게 눈에 띄는 류 감독의 운동화는 삼성을 상징하는 파란색에 황금색으로 브랜드 로고가 박힌 모델. 알고 보니 팀의 간판스타 이승엽이 최근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류 감독은 “지난해 내가 흰 유니폼 바지에 흰 운동화를 신고 있는 것을 보고 (이)승엽이가 ‘바지와 색이 안 어울린다’며 내 이름까지 박아서 운동화를 하나 건넸다. 아마도 작년에 줬으니, 이건 올해도 안 줄 수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마련한 게 아닌가 싶다”며 껄껄 웃었다.
애제자의 남다른 정성을 발에 꿰어서일까. 류 감독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이라며 노래를 흥얼거렸고, “유난히 발걸음이 가볍다. 이 로고의 노란색이 요즘 말로 ‘섹시한’ 색 아니냐”며 주변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새 신발과 함께 팀도 힘차게 도약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