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새로운 4번타자 김대우(29·사진)가 진화 중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지 2년차에 4번타자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점차 1군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3할대의 높은 타율을 기록해서가 아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30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변화구 대처력이 좋아지고 있다. 나쁜 볼에 방망이가 안 나가고, 자기 볼을 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대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17게임에서 18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 개수보다는 내용이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은 “변화구에 따라 나가면서 황당한 삼진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타자로서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1년을 뛴 게 전부고, 시범경기를 제외하고는 1군 투수가 전력으로 던지는 공을 상대한 것도 시즌이 개막된 3월 30일부터 한 달여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선 오히려 빠르게 1군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넥센 박병호를 예로 들며 “(박)병호도 처음에는 스트라이크존에서 변하는 볼, 포크볼이나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따라다녔다”며 “(김)대우도 그랬지만, 이제는 받쳐놓고 나쁜 볼은 골라내고 자기 볼을 기다릴 줄 알게 됐다.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지만 진화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아직까지 중심타자다운 호쾌한 홈런포가 안 터졌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는 펜스를 맞고 나오는 타구가 많은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 터지면 좀더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