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컬러 골프공의 대명사 ‘볼빅’이 뜻밖의 제품을 내놨다. 흰색 볼이다. 1일 ‘화이트칼라 S3’와 ‘화이트칼라 S4’ 등 두 가지 모델(사진)의 프리미엄 흰색 공을 출시하면서 “화이트도 컬러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굳이 따지자면 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모든 골프공은 색깔을 내기 위해 안료(색깔을 내는 페인트)를 사용하는데 안료가 흰색이면 흰색공이 되고, 빨간색이면 빨간색 공이 된다. 오히려 흰색 공이 컬러 볼을 만들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안료가 들어간다.
그렇다 해도 볼빅의 흰색 공 출시는 모험으로 보일 수 있다. 볼빅은 컬러 볼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볼빅하면 컬러 볼이라는 인식이 골퍼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볼빅은 국내 골프공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데 컬러 볼로만 따지면 시장점유율은 70%를 넘는다. 2009년 30억 원 정도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280억 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경쟁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흰색 볼 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무엇일까.
문경안 볼빅 회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와 대적할 만한 명실상부한 최고 골프공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다”고 했다. 또 그는 “볼빅의 기술력과 품질은 이미 국내외 대회 등을 통해 입증됐다. 신제품 화이트칼라는 볼빅의 제2의 성장기를 이끌어줄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컬러 볼이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여전히 흰색 볼이 대세다. 해외 매출 비중을 점점 늘려가고 있는 볼빅으로서는 흰색 볼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품질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 속에 흰색 공을 출시하게 됐다. 볼빅은 지난해 130만 달러(약 14억 원)어치를 수출했는데 올해는 700만 달러(약 77억 원), 내년에는 1000만 달러(약 110억 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회장은 “화이트칼라는 볼빅만의 코어 기술을 적용해 일관된 거리와 방향을 제공한다. 또 최첨단 우레탄 커버를 씌워 부드러운 타구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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