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3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프로농구 1군 국내 선수 24명 중 최대어는 조성민(KT)이다. 조성민은 2012∼2013시즌에 경기당 평균 13.3점을 넣었다. 외국인, 혼혈 선수를 뺀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전체 14위)다. 3점슛 성공률(45.6%)은 전체 1위다. 조성민은 ‘만수(萬手)’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탐이 나는 선수”라며 여러 번 칭찬했던 선수로 모든 구단이 욕심을 낼만 한 FA다.
그런데 정작 조성민 영입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구단이 몇 곳 안 된다. 10개 구단 중 원소속 구단인 KT를 빼고 나면 4개 구단(전자랜드 오리온스 삼성 LG)만 영입 자격이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프로야구와 축구, 배구 등 국내 다른 프로 리그에는 없는 독특한 규정을 뒀기 때문이다. KBL은 포지션 랭킹 5위 안에 든 가드가 FA 자격을 얻더라도 1∼5위 가드를 보유한 다른 팀으로는 이적할 수 없게 했다. 상위 랭커가 한 팀에 몰리는 걸 막자는 취지인데 FA제도를 무력하게 만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규정이다. 포워드도 5위까지, 센터는 3위까지 같은 규정을 적용한다.
이 규정에 따라 2012∼2013시즌 가드 포지션 랭킹 5위인 조성민은 1위 김태술(인삼공사) 2위 김선형(SK) 3위 양동근(모비스) 4위 박지현(동부)이 소속된 구단으로 갈 수 없다. 상무 입대 전인 2010∼2011시즌 5위였다 2012∼2013시즌 4라운드 이후 복귀한 강병현이 소속된 KCC도 마찬가지다. 포지션 랭킹은 출전 시간과 득점, 리바운드, 도움, 실책, 야투 실패 등에 따라 점수를 더하고 뺀 공헌도를 기준으로 정한다.
포지션 랭킹 때문에 조성민 영입 경쟁이 싱겁게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KT는 조성민을 붙잡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조성민은 15일까지 원소속 구단 KT와 협상하고 협상이 결렬되면 다른 구단들이 영입에 나설 수 있다.
한편 전자랜드에서 세 시즌을 뛴 혼혈 선수 문태종 영입 우선권을 갖고 있던 SK는 문태종 대신 미국 국적의 혼혈 선수 데이비드 마이클스(23·198cm)를 뽑기로 했다. 혼혈 선수는 한 팀에서 세 시즌까지만 뛸 수 있다. 문태종은 SK의 영입 포기로 FA 자격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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