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할승률 위기 김기태감독, 고참에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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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4일 07시 00분


LG라커룸 게시판에 쓰여진 이병규 메세지. 스포츠동아DB
LG라커룸 게시판에 쓰여진 이병규 메세지. 스포츠동아DB
2군재활 이병규, 후배에 격려 메시지
박용택은 버스 이동중에도 타격연습


LG는 주중 NC와의 마산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위기에 빠졌다. 개막 이후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했지만, 졸지에 5할 승률마저 위태롭게 됐다. 이 같은 시련 속에도 LG 김기태 감독은 고참들에게서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자랑스러움이 묻어나는 말투로 고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첫 번째는 주장 이병규.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2군에서 재활 중인 이병규는 1군 후배들을 위해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사진). 그는 3일 새벽 잠실구장 LG 라커룸 게시판 담당자에게 선수단에 전할 메시지를 적어줄 것을 요청했다. 게시판에는 “지난 날은 빨리 잊고,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가 중요합니다. 할 수 있을 때 하지 못하면,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합니다. 이병규는 선수 여러분을 믿습니다. 미안합니다.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응원합니다. 끝까지…”라는 메시지가 배달됐다. 더불어 이병규는 선수단이 훈련을 마칠 무렵인 이날 오후 3시 반에 맞춰 피자까지 주문해 전했다.

중심타자 박용택도 김 감독을 감동시켰다. 김 감독은 “(2일 경기 후) 서울에 올라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렀을 때 흡연을 위해 건물 뒤로 갔는데,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 박용택이었다. 버스에서 내려서까지 타격 밸런스 잡는 연습을 하고 있더라. 타격 부진이 내내 마음에 걸린 모양”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경기를 잘 치렀으면 좋겠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선수들에게 좋은 말로 힘을 불어넣어달라”며 취재진에게도 격려를 부탁했다. 고참들의 행동에 감동 받은 김 감독은 이례적으로 투수들의 수비훈련을 함께하고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흥을 돋는 데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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