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가득한 야구장은 세상에서 가장 큰 어린이날 선물이다. 어린이날을 이틀 앞두고 3일 잠실에선 이제 프로야구의 전통이 된 LG-두산의 ‘어린이날 3연전’이 시작됐다. 2회초 LG 이대형(오른쪽)이 2루타를 때린 뒤 3루까지 뛰다 허경민에게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잠실선 한지붕 라이벌 LG-두산 격돌 목동선 넥센-기아 1·2위 팀 불꽃 승부 5월 5일 슈퍼위크엔드 동심이 꿈꾼다
‘어린이날은 프로야구와 함께!’
프로스포츠에서 라이벌 매치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흥행카드다. 라이벌전에선 당장의 성적을 떠나 전력 외적인 요소가 특별하게 작용하면서 선수들에게 투지를 불러일으킨다. 이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아예 시즌 일정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특정일을 라이벌 매치로 구성하는 경우를 적잖게 볼 수 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 크리스마스나 새해 첫 날에는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의 맞대결, 보스턴 셀틱스와 뉴욕 닉스의 매치업 등을 흐름에 맞춰 아예 라이벌 매치로 편성하고 있다.
○어린이날 문화가 된 LG-두산의 ‘잠실 빅뱅’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의 맞대결도 마찬가지다. 두 팀은 매년 어린이날을 낀 3연전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1990년대부터 LG와 두산의 라이벌전은 최고의 흥행카드였다. 어느덧 두 팀간의 ‘어린이날 3연전’은 순위를 떠나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연중행사로 자리 잡았다. 흥행은 말할 것도 없다. 두산-LG의 어린이날 경기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매진을 이뤘다. 올해도 예매표는 이미 매진된 상태다. 두 팀은 1년 간격으로 홈경기를 배분하고 어린이날에는 경기장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한 대대적 행사도 마련한다. 선수들도 직접 행사에 나서서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거리이자 최고의 선물이다. 단순한 라이벌 매치를 넘어 어린이날의 문화 중 하나로 정착한 것이다.
○반전 노리는 LG
주중 마산에서 NC에 충격의 3연패를 당한 LG는 3일 잠실에서 원정팀 자격으로 두산과 올해 어린이날 3연전의 첫 경기를 맞이했다. LG 김기태 감독은 위기에서 기회를 찾았다. 그는 “좋지 않은 결과를 안고 올라왔지만, 라이벌 대결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집중력이나 승부욕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마산에서 NC 투수들에게 혼쭐이 났던 LG 타선은 2만5045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1회부터 3점을 뽑아내는 등 모처럼 ‘신바람 야구’를 펼쳤다. 김용의, 이진영, 박용택은 나란히 3안타씩을 치며 타선을 이끌었다. LG는 16안타를 몰아쳐 두산을 6-3으로 따돌렸다. 김 감독은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서겠다. 우리가 이정도로 무너질 팀은 아니다. 어린이날 라이벌 대결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상승할 기회를 잡겠다”며 남은 2경기에서도 필승을 다짐했다.
한편 선두 자리를 놓고 이날 목동에서 만난 KIA와 넥센은 팽팽한 투수전으로 1만2500명의 만원 관중을 매료시켰다. 결과는 넥센의 1-0 승리. 역시 어린이날까지 예정된 KIA와 넥센의 3연전은 시즌 초반 선두권 판도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이처럼 빅매치들이 편성된 만큼 5일 전국 4개 구장은 동반 매진이 유력해 보인다. 어린이날은 프로야구에도 커다란 선물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