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미림(23·우리투자증권)은 한결 홀쭉해진 몸으로 필드에 나타났다. 겨울 내내 하루에 3000∼4000개씩 줄넘기를 하면서 체중을 13kg이나 줄였다. 몸매도 좋아졌지만 경기력에도 도움이 됐다. 그는 “살을 빼고 나니 스윙 리듬이 좋아졌다. 또 코스를 도는 데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미림은 작년 8월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시즌 상금 랭킹 7위에 올랐다.
하지만 시즌 후 그는 전 소속 팀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보여줄 것은 실력뿐”이라고 생각한 이미림은 자비로 미국 플로리다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미국에서 약점으로 지적받던 쇼트게임을 중심으로 죽기 살기로 훈련을 했다. 다행히 전지훈련 도중 우리투자증권을 새 메인 스폰서로 맞아들일 수 있었다.
‘악바리’로 유명한 이미림이 새 소속사 로고를 달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림은 5일 경기 안성 마에스트로 골프장(파 72·6417야드)에서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치며 최종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정상에 올랐다. 장하나(21·KT), 김효주(18·롯데)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 이미림은 17번홀(파4)에서 20야드를 남기고 친 칩샷이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1타 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11년 에쓰오일 인비테이셔널과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으로 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미림은 출전 여부를 심각히 고민했다. 고질인 왼쪽 손목과 골반이 안 좋았고 더구나 지난주에는 왼쪽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에 생긴 티눈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 신발 끈을 조일 때마다 참기 힘든 고통이 찾아왔지만 그는 긴장 속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을 이겨냈다.
이미림은 “한국에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작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가지 않았다. 올해는 미국 무대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10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한때 2위 그룹에 4타 차로 앞섰으나 13번홀(파4)과 15번홀(파3)에서 각각 보기와 더블보기를 범하며 6언더파 210타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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