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K리그 클래식 경기가 열린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후반 8분 전북 미드필더 이승기는 환상적인 볼 트래핑으로 서울 수비수 차두리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낚았다. 안방 경기임에도 서울에 주도권을 내줘 힘든 경기를 펼치던 전북의 답답함을 단번에 해소시킨 골이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장을 찾은 2만3377명의 팬들은 환호성을 터뜨렸고 이승기는 자신의 유니폼 상의를 머리에 뒤집어쓰는 화끈한 골 세리머니를 했다.
그러나 이승기와 팬들의 환호는 1분 만에 탄식으로 바뀌었다. 이승기의 골 세리머니를 본 주심은 곧바로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고, 후반 5분 이미 한 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던 이승기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주심은 선수가 득점을 한 뒤 유니폼 상의를 벗거나 유니폼 상의로 자신의 머리를 덮으면 경고를 줄 수 있다.
수적 열세 속에 전북이 역전패할 수도 있었다. ‘역적’이 될 수 있었던 이승기였지만 팀 동료들의 끈끈한 수비력 덕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전북은 10명이 뛰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육탄 방어를 펼치며 서울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 1-0으로 이겼다. 경기 후 이승기는 “축구를 하면서 퇴장당한 것은 처음이다. 동료들이 승리를 잘 지켜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서울전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수원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안방 경기에서 후반 35분에 터진 정대세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제주는 울산을 3-1로 꺾었고 전남, 부산, 포항은 각각 경남, 대구, 성남을 1-0으로 이겼다. 강원과 대전은 1-1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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