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배영수(32·사진)는 올 시즌 벌써 4승(1패)을 수확했다. 6일까지 다승 공동 1위다. 이에 대해 배영수는 “축하 받을 일인가?”라며 웃더니 “그런데 아직 방어율이 5.45다”라며 쑥스러워했다.
‘불운의 아이콘’ 배영수가 올 시즌 초반 ‘행운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한때 절망적으로 꼬였던 야구인생이 풀리고 있다. 과거와 달리 타선 지원도 받고, 그가 등판한 6경기에서 삼성은 5승1패를 거뒀다.
배영수는 두산과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일명 ‘개만두(개막전 만루홈런 두 방) 사건’으로 방어율 19.64부터 시작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졌지만, 멘탈까지 무너지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직구 구속을 140km대 후반까지 찍고 변화구와 컨트롤, 경기운영 면에서 완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월 28일 광주 KIA전에서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6.1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4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4승째를 따냈다. 그러면서 방어율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제 다승왕 한번 해야겠다’고 큰소리도 쳤는데, 다승왕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아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 타자를 상대하는 것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된다는 게 중요하죠. 이제 직구를 내 마음대로 던지니까 그게 좋을 따름입니다.”
배영수는 현역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넥센 김수경(112승)은 은퇴했고, LG 박명환(102승)은 방출됐고, 손민한이 최근 NC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103승에 머물러 있기 때문. 지난 시즌까지 102승을 기록했던 배영수는 개인통산 승수를 106승까지 늘렸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6승만 보태면 삼성 역사상 최다승 투수가 된다. 삼성 역대 최다승 투수는 김시진(현 롯데 감독)의 111승. 김시진은 롯데로 이적한 뒤 13승을 추가해 개인통산 124승을 기록하고 은퇴했다. 전설에 도전하는 배영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