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이 KIA 최희섭이 아닌 SK 최정과 ‘CK포’를 이룬다. SK에 1차 지명돼 10년 넘게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송은범은 이제 KIA의 마운드에 오른다. 6일 KIA 김상현, 진해수와 SK 송은범, 신승현을 맞바꾸는 ‘빅딜’이 발표됐다. 이 트레이드가 발표되자마자 김상현과 송은범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이 올랐다. 양 팀을 대표하는 핵심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은 만큼 파장이 컸다.
○ 우승 위해선 차포도 뗀다
김상현은 2009년 KIA의 열 번째 우승을 일군 주역이다. LG에서 5시즌을 보내고 친정팀으로 돌아와 최희섭과 함께 ‘CK포’를 이룬 김상현은 2009년 홈런(36개), 타점(127개), 장타율(0.632)에서 타격 3관왕을 이뤘고, 여세를 몰아 시즌 최우수선수(MVP)상까지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KIA는 불펜 강화를 위해 김상현이라는 포를 과감히 떼어 줬다.
SK의 카드 역시 의외다. 동산고 졸업 후 2003년 SK에 입단한 송은범은 선발과 불펜이 가능한 전천후 우완투수다. 올 시즌에는 6경기에 나서 1패, 3세이브, 평균자책 3.86을 기록 중이다.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불펜을 강화하려는 KIA와 중심타선을 강화하려는 SK의 카드가 맞아떨어진 듯하다. 하지만 SK가 송은범을 내준다는 생각은 못해봤기 때문에 첫 느낌은 다소 의외였다”고 말했다.
○ 넥센발 트레이드 바람
국내 프로야구는 트레이드가 활발한 편이 아니다. 특히 시즌 초반에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의 경우 5월까지 트레이드가 단 한 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벌써 4건이나 성사됐다. 2012시즌이 끝난 뒤부터 따진다면 총 7건. 그중 3번이 넥센 관련 트레이드다.
트레이드에 소극적인 다른 구단에 비해 넥센은 과감하다. 지난해 NC에 투수 임창민과 내야수 차화준을 내주고 투수 기대주 김태형을 데려온 넥센은 올해 4월에도 NC와 3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지석훈과 이창섭, 외야수 박정준을 NC 투수 송신영, 신재영과 맞바꾼 것. 포수 최경철은 LG 내야수 서동욱과 1 대 1로 트레이드했다. 넥센은 불펜을 강화하는 한편 지난 시즌 후반기 약점으로 드러난 백업요원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넥센에 자극받은 다른 구단들도 시즌 중 불안요소를 없애기 위해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전력감을 찾기 시작했다. LG는 주전 포수 현재윤이 부상을 당하자 곧바로 넥센 최경철을 영입해 포수 공백을 막았다.
○ 더이상 트레이드 금기는 없다
삼성과 LG는 지난해 12월 14일 역사적인 3 대 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2년 만에 양 팀 간에 성사된 첫 트레이드였다. 재계 라이벌인 삼성과 LG는 1990년 LG 창단 이후 단 한 차례도 트레이드 협상 테이블에 함께 앉지 않았다. 지난해 트레이드 후 두 구단은 “라이벌 의식 때문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기회가 없었던 것뿐”이라고 밝혔지만 충분히 놀라운 사건이었다. 이를 계기로 이적 시장의 규모는 더 커졌다.
구단들이 트레이드에 소극적인 것은 후폭풍이 두렵기 때문이다. 넥센처럼 트레이드로 재미를 보는 구단도 있지만 LG처럼 내보낸 선수가 비수가 돼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NC와 KT 등 새로운 구단의 잇따른 리그 합류로 구단들이 선수 부족에 시달리게 되면서 트레이드에 대한 시각도 바뀌게 됐다. 내보낸 선수가 줄 피해보다는 영입한 선수가 얼마나 큰 이익을 줄지로 초점이 옮겨간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