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부평구청역을 지나는 시민들이 다음 달 29일부터 열리는 ‘2013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 홍보 광고를 보고 있다. 요즘 인천의 주요 도로와 공공기관 등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과 외벽에는 AIMAG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과 광고물이 부착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 제공
한국 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임권택 감독(79)은 요즘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가 입주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로 출근한다. 내년에 열리는 이 대회의 개·폐회식을 지휘할 총감독을 맡아 퍼포먼스와 음악, 영상, 무대장치 등 60명이 넘는 스태프들과의 회의에 잇달아 참석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962년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감독에 데뷔한 뒤 ‘서편제’와 ‘천년학’ 등 100편이 넘는 작품을 만들며 보여 준 그의 예술에 대한 집념을 잘 알고 있는 스태프들은 어느 한 분야도 대충 넘어갈 수 없다.
이 대회에 앞서 프리이벤트 성격으로 6월 29일∼7월 6일 열리는 ‘2013 실내·무도(武道) 아시아경기대회’(Asian Indoor & Martial Arts Games·AIMAG)의 개·폐회식도 그가 총감독으로 무대에 나선다. 연극과 영화를 넘나드는 폭넓은 작품 활동으로 유명한 장진 감독(42)이 총연출을 맡아 그를 돕고 있어 큰 힘이 된다. 임 감독은 “AIMAG 개·폐회식의 큰 틀은 이미 완성됐다”며 “아시아인들이 깜짝 놀랄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화려한 외모와 세계 정상급 실력으로 ‘당구 여신’으로 통하는 차유람(26)은 AIMAG의 홍보대사를 맡았다. 인천 출신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당구를 시작한 그는 AIMAG 포켓볼 2종목(8, 9볼) 여자 개인전에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한다.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놓고 맞붙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배이자 라이벌인 김가영(30), 중국의 판샤오팅(潘曉정·31)과의 일전을 준비하느라 이장수 감독(56)과 하루 6시간 이상 연습하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경기에서 실수를 줄이기 위한 집중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 틈 나는 대로 방송 등에 출연하거나 인터넷 팬클럽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회를 홍보하고 있다. 그는 “국민들이 AIMAG을 계기로 그동안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스포츠종목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가능하면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해준다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 선수들이 인천에 모여 실내스포츠와 무술 등 12개 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실력을 겨루는 AIMAG가 개막 D-50일을 맞았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는 요즘 인천 주요 도로변과 지하철역 등의 대형 전광판과 건물 외벽에 AIMAG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과 광고물을 부착해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2005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인천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국제 대회로 평가받는 AIMAG에 쏠리는 시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조직위가 의전과 수송 등 13개 분야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한 결과 무려 7000명이 넘는 시민이 몰렸을 정도다. 조직위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2560명을 선발했다. 전문통역요원 모집에도 1000여 명이 몰렸다. 조직위는 1월 막을 내린 평창 겨울스페셜올림픽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들이 상당수 참여해 대회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천시새마을회와 인천시여성단체협의회 등 120여 개 사회봉사단체 연합체인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는 경기 관람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AIMAG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준비는 이미 끝난 상태다. 주경기장으로 사용할 삼산월드체육관과 송도컨벤시아 등 9개 경기장은 모두 국제규격에 맞게 개조 및 보수 공사가 마무리돼 새롭게 단장했다. 대회 운영시스템을 미리 점검하기 위해 전국체스선수권대회(2월)와 전국댄스스포츠선수권대회(4월)를 열어 합격 판정을 받았다.
대회 기간에 인천을 찾는 각국 선수와 임원, 취재진 등 모두 4400여 명이 묵을 선수촌(송도글로벌캠퍼스 기숙사)과 호텔 등 숙박시설도 마련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해 항공과 호텔 분야에서 1500만 달러 규모의 후원을 하기로 했다.
또 선수와 심판, 보도진, 운영요원이 이동할 차량도 확보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서 모두 510대에 이르는 차량을 후원할 예정이다. 또 인천에 본사를 둔 동화기업, 대성목재 등 중견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으며, 제일모직과 유니폼 후원 협약을 맺는 등 각종 경기용품 생산업체에서 지원을 약속했다.
김영수 조직위원장(71)은 “AIMAG를 통해 경기 운영은 물론이고 의전, 대회정보 시스템, 개·폐회식 등 내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실전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며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시아 국가의 색 다른 스포츠대회에 국민들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다음 대회는 2017년 투르크메니스탄의 아시가바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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