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이 8일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FC안양(K리그 챌린지)을 상대로 막판 2골을 터뜨려 2-1 역전에 성공했다. 힘겨운 90분이었지만 여러 모로 소득이 컸던 하루였다.
○반복된 영광
경기 후 수원 서정원 감독은 “역전에 성공하자 문득 옛 생각이 났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옛 생각’은 2003년 10월8일의 일이다. FC서울(당시 안양LG)이 연고지를 서울로 옮기기 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수원-안양의 마지막 라이벌전이었다. 수원은 종료직전까지 0-1로 끌려가다 후반 41분과 43분 내리 터진 용병 나드손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 때 서정원도 수원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10여 년이 흘렀고, 유사한 장면이 연출됐다. 후반 43분 상대 자책골과 추가시간 서정진의 골로 역전했다. 수원 관계자는 “상대도, 감독과 선수 이름도 비슷해 더 재미있다”며 웃었다.
○유망주 확보
결과도 좋았지만 수원의 진짜 소득은 따로 있었다. 뉴 페이스들의 발굴이었다. 특히 좌우 풀백으로 나선 조철인-박용준이 눈길을 끌었다. 계속된 살인일정에 어려움을 겪은 수원은 안양 원정에서 다수 주력들을 빼고 1.5군을 투입했으나 상대의 거센 반격에 휘말렸다. 하지만 서 감독은 첫 선택을 끝까지 고수했다. 초반 흔들렸던 둘은 후반 중반 이후 안정세를 찾아 팀 승리에 기여했다. “나도 결과가 두렵다. 그래도 급하다고 바로 앞만 보고 베스트를 계속 투입하다가 정작 중요할 때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일찍 백업들을 키워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