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민호(28·사진)는 팀에서 긍정적 성격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어도 겉으로는 밝다. 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KIA 이순철 수석코치가 “우리 팀 안치홍하고 1할 클럽 만들어라”고 장난스레 건드리자 “저는 2할 타자입니다”라고 받아쳤다. 8일 2안타를 쳐 타율이 올라간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서서히 타격감이 돌아오고 있지만, 강민호는 “아직 멀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9일까지 타율 0.203, 8타점에 홈런은 0개다. 그래서일까. 강민호는 “이제는 수비형 포수”로서 FA 홍보(?)에 나섰다. 7∼8일 KIA전에서 단 5안타밖에 맞지 않았고, 이틀 연속 1회에 결정적 2루 도루를 저지해내는 완벽한 송구를 보여준 사실을 두고 이같이 얘기한 것이다.
그런 강민호를 롯데 김시진 감독은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김 감독은 “홈런을 못 치는 게 (강)민호 혼자뿐이냐? 결국에는 2할 후반대 타율을 쳐줄 수 있는 타자”라고 믿음을 보였다. 또 9일 경기에는 강민호를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기용하며 배려해줬다. 지난달 초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복귀해서도 아직 완쾌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극심한 부진으로 삭발까지 감행했던 강민호의 얼굴이 밝아지면서 롯데의 성적도 바닥을 치고 상승 반전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