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봉중근 등 대표 좌완들 공백 속 토종 좌완 양현종·장원삼·강윤구 그쳐 유먼·세든 등 좌완 용병이 빈자리 대체 “좌완 변신 힘들어 희소성 더 커질 듯”
한국프로야구의 르네상스는 2007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전성기를 이끈 아이콘은 좌완투수들이었다. 당시 한화 소속의 류현진(LA 다저스)을 필두로 SK 김광현이 라이벌 전선을 만들어 흥행에 불을 지폈다. 삼성에서 차우찬, 장원삼이 몬스터 시즌을 발산했고, LG 봉중근과 롯데 장원준 등도 있었다. 올 시즌도 KIA 양현종이 좌완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지면, 토종 좌완은 극소수파로 전락하고 있다. ‘좌완 선발 품귀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안 보인다!
올 시즌 양현종의 ‘부활’은 가뭄에 단비다. 양현종은 2009년 12승, 2010년 16승을 거뒀다. 2010시즌 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까지 받아 날개를 달았다. 그러나 이듬해 7승에 그치더니 2012년 1승으로 몰락했다. 투수조련에 탁월한 KIA 선동열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2000개를 던지게 하는 강훈련을 통해 양현종을 되살렸다. 다승(4승)과 방어율(1.16)에서 모두 1위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다.
양현종이 워낙 돋보여서 그렇지 9개 구단 주력 선발 중 토종 좌완은 삼성 장원삼과 넥센 강윤구 정도다. 감독들은 선발진에 좌완이 최소 1명은 들어가길 바라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 공백을 메워주는 것이 좌완 외국인투수들이다. SK 레이예스와 세든, 넥센 밴 헤켄, 롯데 유먼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프로야구를 리드하던 좌완 선발 중 류현진은 미국으로 떠났고, 김광현은 재활의 공백이 길었다. 차우찬은 슬럼프에 빠져 있고, 봉중근은 마무리로 보직을 바꿨다. 장원준은 군복무 중이다.
○좌완은 원래 귀할 수밖에 없다!
‘쓸 만한 좌완투수가 보이면 지옥 끝이라도 찾아가라’는 메이저리그 격언이 있다. 위험부담이 있어도 잡아야 할 만큼 좌완은 희소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실제 김성근 전 SK 감독은 좌완 선발을 유독 선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좌완은 귀하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타자는 우타자로 시작했어도 좌타자로 전향하는 것이 비교적 쉽다. 그러나 투수는 오른손으로 시작하면 왼손으로 바꾸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제 10구단 시대가 열리면 좌완투수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터다. ‘류현진의 공백을 양현종이 메워준다’고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