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헤딩으로 12호골… 도움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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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손흥민(21·함부르크)이 시즌 5호 골을 터뜨리자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홈페이지 영문판에 ‘손세이셔널(Sonsational)’이란 표현을 쓰며 극찬했다. ‘선풍적인’이란 뜻의 영어 센세이셔널(Sensational)을 패러디한 것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를 휘저었던 ‘차붐’ 차범근 SBS 해설위원 이후 한국 선수가 이런 극찬을 받은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손흥민이 ‘차붐’에 버금가는 ‘손붐’을 일으키고 있다. ‘차붐’은 차 위원의 영어 스펠링 Cha Bum-Kun을 독일식으로 읽으면서 차 위원의 닉네임이 돼 인기를 뜻하는 영어 ‘Boom’의 의미까지 가미됐다. 독일에서 손흥민의 인기도 요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손흥민은 11일(현지 시간) 독일 진스하임의 라인네카어 아레나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33라운드 호펜하임과의 방문경기에서 선제 헤딩골을 터뜨리고 결승골까지 도와 4-1 대승을 주도했다. 지난달 13일 마인츠와의 29라운드에서 10, 11호 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이끌었던 손흥민은 4경기 만에 골 사냥을 재개해 12호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번 골로 독일 진출 이후 분데스리가에서 개인 통산 20호 골의 기쁨도 맛봤다. 2010∼2011시즌 분데스리가에 데뷔해 첫 시즌 3골을 잡아낸 손흥민은 지난 시즌 5골을 터뜨렸고 이번 시즌 12골을 낚아 3시즌 만에 개인 통산 20호 골을 돌파하며 ‘킬러’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당시 외국인 최다골(98골)을 터뜨린 ‘갈색 폭격기’ 차범근 위원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1978년 분데스리가 첫 시즌 때 골을 넣지 못한 차 위원은 1979년부터 1983년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뛰며 4시즌 동안 46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아직 차 위원의 골 추세에는 못 미치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어 조만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흥민의 활약에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그동안 대표팀은 박주영(셀타 비고)에게 지나치게 의존해온 측면이 있었다. 최근 박주영이 소속팀에서 활약이 없어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이란 확실한 킬러가 나타나 최 감독의 걱정을 덜어주게 됐다. A매치 13경기에 출전해 2골을 잡아낸 손흥민은 국가대표로 55골을 터뜨린 차 위원의 뒤를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경기를 포함해 평가전, 월드컵 본선 등 손흥민이 활약할 무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손흥민#함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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