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11일 수원삼성과 홈경기에서 후반 19분, 일본 출신 미드필더 마스다의 결승 골로 1-0 승리를 챙겼다. 마스다보다 더 주목받은 주인공은 김성환이었다.
작년 성남일화 주장으로 뛰다가 올 초 울산에 합류해 이날 롱 스로인으로 결정적 골 찬스를 엮었다. 공식 도움으로 잡히진 않았지만 상대진영 왼 측면 코너와 가까운 지역에서 김성환이 길게 던진 볼은 수원 수비수 머리를 넘어 2선에서 대시하던 마스다에게 연결됐다.
김성환의 투척 실력은 K리그 최고로 정평이 나 있다. 볼을 잡은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린 채 40m 이상 던진다. 발이 아닌 손을 쓰기에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 어지간한 세트피스 상황보다 정확도가 높다. 2009년 성남 입단 뒤부터 과감한 스로인으로 ‘인간 투척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뛰며 ‘스로인 스페셜리스트’로 통하는 로리 델랍(37·반즐리FC)과 자주 비교되기도 했다.
울산에 와서는 스로인 실력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이유가 있다.
홈구장인 문수월드컵경기장 터치라인은 도약할만한 공간이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 비해 짧아 김성환의 롱 스로인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큰 문제가 안 된다. 울산에는 성남이 갖지 못한 결정적 장점이 있다. 바로 196cm 장신을 자랑하는 골게터 김신욱의 존재다.
김성환은 “가능하면 멀리 던지려고 한다. 도약 거리는 크게 상관없다. 성남과 달리 (김)신욱이라는 최적의 포인트가 있다. 경기 전에는 어떻게 던지고, 어떤 식으로 볼을 잡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양 팀 차이를 비교 설명했다.
울산 김호곤 감독도 경기종료 후 김성환을 불러 따로 격려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완벽한 플레이를 해줬다. 김성환의 롱 스로인은 좋은 전술 옵션이다”며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