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포인트 등 주요 타이틀 압도적 1위 올 시즌 7개 대회 출전해 4차례 우승 기염 올해 5승 추가 충분…최다승 카운트다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2년 만에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950만 달러)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주인을 기다리던 우승상금 171만 달러(약 19억원)는 우즈의 품으로 돌아갔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폰테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 경기에서 2언더파 70타를 치며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 케빈 스트릴먼, 제프 매거트(이상 미국·11언더파 277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시즌 4번째 우승을 차지한 우즈는 PGA 투어 개인통산 78번째 우승에 성공하며 샘 스니드가 보유한 최다승 기록(미국·82승)에 4승차로 다가섰다.
○정신력과 집중력으로 만들어낸 우승
우즈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것은 처음 정상에 오른 2001년 이후 12년 만이다.
집중력과 정신력의 승리였다.
우즈는 이날 전날 끝내지 못한 3라운드 잔여 경기에 이어 4라운드를 연속으로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13번홀까지 2타 차 선두로 나서며 우승을 예약했다. 그러나 14번홀(파4)에서 흔들렸다.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워터해저드로 빠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세 번째 샷은 그린에 못 미쳤고, 네 번째 샷은 홀을 살짝 지났다. 이어 보기 퍼트까지 홀을 빗나가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순식간에 2타를 잃은 우즈는 3명의 경쟁자와 함께 공동 선두가 됐다.
15번홀(파4)에서도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러프 지역으로 떨어졌다. 파 세이브가 만만치 않았지만 어프로치를 홀 1.2m 부근에 붙인 뒤 파 퍼트를 성공시켜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았다.
위기를 넘긴 우즈는 16번홀(파5)에서 승리를 예약하는 버디를 만들었다. 티샷이 러프로 떨어졌지만 두 번째 샷으로 직접 핀을 노렸다. 공이 벙커에 빠졌지만 세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이면서 가볍게 버디에 성공했다. 이 버디가 우승을 이끌어 냈다.
반면 경쟁자들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링메르트와 매거트는 오히려 자멸하며 우즈의 우승을 도왔다.
우즈는 “14번홀에서 최악의 티샷을 날렸지만 우승 못할 이유가 없다고 내 자신을 다스렸다”고 말했다. 집중력에서 우즈가 앞선 경기였다.
우즈는 이번 우승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승을 기록한 통산 5번째 선수가 됐다.
○통산 최다승 올해 달성 가능
우즈의 전략은 확실하다. 나가는 대회에서 우승컵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 전략이 통했다.
우즈는 올해 7개 대회에 출전했다.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우승)을 시작으로 2월 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33위), 3월 혼다클래식(37위)과 WGC 캐딜락 챔피언십(우승),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우승), 4월 마스터스(4위)에 이어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우승)에 나섰다. 이 가운데 4차례 우승에 성공했다. 50%가 넘는 우승 확률이다.
현 추세라면 우즈는 올해 4∼5승 이상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샘 스니드의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다.
우즈는 연간 15∼20개 안팎의 대회에 출전한다. 역대 가장 많은 대회에 나선 건 2005년과 1997년이다. 21차례씩 출전했다.
20개 대회 이상 출전한 건 5차례 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 연속 20개 대회 이상 출전했고, 2005년 21차례 대회에 나서 마지막으로 20회 이상 출전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은 9승이다. 이어 1999년과 2006년 8승씩을 올렸고, 2007년 7승을 기록했다.
우승 속도는 역대 두 번째로 빠르다. 2008년 US오픈까지 6개 대회에서 4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대회 이후 부상으로 시즌을 포기했다.
우즈는 앞으로 10개 내외의 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다음 출전 예상대회는 US오픈(6월13∼16일)이다.
○세계랭킹, 상금, 페덱스 포인트 압도적 1위
우즈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과 상금랭킹, 페덱스 포인트 등 PGA 투어 주요 타이틀 1위를 질주했다. 당분간 역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간격을 벌려 놨다. 우즈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우승상금 171만 달러를 따낸 우즈는 올 시즌 7개 대회에서 584만9600달러를 벌었다. 2위 브랜트 스니데커(338만8064달러)에 250만 달러 이상 앞서 있다.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에서는 2340점을 획득, 2위 스니데커(1474점)에 866점 앞서 있다.
우즈는 또 3월 25일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한 이후 8주 연속 황제의 자리를 지켰다.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이번 대회에서 공동 8위에 그치면서 격차는 더 벌어졌다. 당분간 우즈의 천하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