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 10점차서 역전패…NC전 참패 필승조 홍상삼 이재우 김강률 등 이탈 “이용찬 복귀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 김진욱 감독 불펜 관리 끝없는 딜레마
두산은 지난주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냈다. 8일 문학 SK전에서 역대 최다점수차(10점) 역전패를 당하더니 9일에는 보란 듯이 11-2로 대승해 특유의 뚝심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12일 잠실 NC전에서 5-17로 대패하면서 다시 속절없이 무너졌다. 17점은 NC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득점이기도 했다.
○의문부호 떼지 못한 불펜
두산의 롤러코스터 행보는 마운드 붕괴에 원인이 있다. 특히 불펜 문제가 크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두산의 불펜에는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스캇 프록터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홍상삼을 새 마무리로 낙점했으나 검증되지 않은 소방수였다. 게다가 홍상삼은 지난해 말 발목 부상을 당해 훈련 합류마저 늦어졌다. 그의 구위는 개막 한 달여가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돌아오지 않는 상태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재우와 정재훈은 재발 염려, 기대주 김강률은 경험 측면에서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필승조 역할을 기대했던 이들 중 남은 투수는 정재훈뿐이다. 이재우는 팔꿈치 염증으로 1군에서 빠졌고, 김강률은 2군으로 내려간지 오래다. 그 틈에서 새 마무리로 발굴한 오현택과 좌완 유희관이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계속되는 전력이탈을 무작정 화수분 야구로만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계속되는 불펜 딜레마
12일 NC전에서 김진욱 감독은 선발 김상현이 2.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자, 좌완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대현은 4회와 5회에 걸쳐 뭇매를 맞았다. 이날 정대현은 1.1이닝 동안 10안타 2볼넷 11실점했는데, 4회 정대현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동안에도 두산 불펜에는 몸을 푸는 투수가 없었다. 정대현에게는 가혹한 시간이었다.
여기에는 불펜 자원 관리의 이유가 가장 크다. 김 감독은 “시즌은 길다. 불펜투수들은 최대한 간격을 조절해주려고 한다. 무작정 투입해서는 여름을 이겨낼 수 없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번 주중 삼성과 3연전을 치른다. 오현택, 정재훈을 아낀 것은 결국 삼성과의 맞대결에 대비하기 포석이었다.
당장의 승부를 위해선 불펜투수 투입이 간절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운영을 위해선 등판 간격을 지켜줘야 하고, 이런 와중에 활용할 수 있는 투수가 부족한 딜레마를 겪고 있는 두산이다. 현재 김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용찬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이용찬은 불펜으로 나설 예정이다. 김 감독은 “이용찬이 돌아올 때까지는 지금 있는 선수들을 믿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 잘해주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