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머어리그 아스널과 위건의 희비가 엇갈렸다. 아스널은 내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반면 위건은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아스널은 14일(한국시간) 위건과 37라운드 홈경기에서 4-1로 크게 이겼다. 위건은 0-1로 뒤지던 전반 종료직전 말로니의 프리킥골로 동점을 만들며 잔류 희망을 키웠지만 후반에 내리 3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생존왕’ 위건 끝
물러설 곳 없는 두 팀의 승부였다. 위건은 강등, 아스널은 챔스리그 출전권이 달려 있었다. 역대 전적이나 리그 순위(아스널 5위, 위건 18위)에서 아스널의 압도적 우세가 당연했지만 매년 놀라운 뒷심을 발휘해 온 위건이기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생존왕’ 위건은 더 이상 없었다. 위건은 2006년 프리미어리그 승격 이후 여러 차례 강등탈출 드라마를 써왔지만 올 시즌은 고개를 숙였다. 11일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정상에 올랐던 위건의 감동은 3일 만에 슬픔의 눈물로 바뀌었다.
○웽거의 아스널, 17년 연속 빅4 눈앞
아스널은 뉴캐슬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다. 최근 몇 년 동안 아스널은 불안했다. 아르센 웽거 감독의 교체설도 끊임없이 불거졌다. 올 시즌에도 내내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기어이 챔스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을 4위로 마치게 되면 웽거가 부임한 1996∼1997시즌 이후 무려 17년 동안 4위 이상의 성적(우승 3회)을 기록하게 된다. 웽거의 지도력과 전술이 종종 도마 위에 오르지만 매년 반 페르시, 나스리 같은 핵심멤버를 떠나보내고도 호성적을 내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악연 끊어낸 마이크 딘과 아스널
이날 아스널 팬들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주심 마이크 딘이었다. 딘은 아스널 팬들에게 가장 미움 받는 심판이다. 딘이 주심을 본 경기마다 아스널은 어려움을 겪었다. 2009∼2010시즌부터 딘이 주심을 본 19번의 경기에서 아스널은 2승6무11패에 그쳤다. 몇몇 극성팬들은 딘에게 협박편지를 보냈다. 올 시즌 아스널이 FA컵에서 챔피언십(2부 리그) 블랙번에 질 때 그리고 캐피탈 원 컵(리그 컵)에서 4부 리그 브래드포드에 수치스런 패배를 당할 때 모두 주심은 딘이었다. 그러나 이날 대승으로 딘과 아스널의 악연은 수그러들었다. 딘은 오랜만에 아무런 야유를 듣지 않고 에미리츠스타디움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