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밖에 못한 죄, 천하의 모리뉴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2일 03시 00분


레알, 챔스 부진 등 문책 감독계약 해지
EPL 첼시 복귀설… 후임은 지단 꼽혀

‘스페셜 원’ 조제 모리뉴 감독(50·사진)이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레알의 사령탑을 맡은 2010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모리뉴 감독의 후임으로는 레알의 단장을 지낸 ‘아트 사커’ 지네딘 지단(41)이 꼽히고 있다.

레알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모리뉴 감독이 팀을 떠난다. 지금이 이별할 가장 적절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2011∼2012시즌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레알을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올려놓으면서 2016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모리뉴 감독은 임기가 3년 더 남아 있었다.

페레스 회장은 “3년간 모리뉴 감독의 지도 아래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리그 2위,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준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해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 성격임을 내비쳤다. 특히 페레스 회장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면 이런 얘기를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여 챔피언스리그 4강 탈락이 모리뉴 감독의 지휘봉을 빼앗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레알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도르트문트(독일)에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모리뉴 감독은 포르투갈 리그(포르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첼시), 이탈리아 세리에A(인터 밀란) 등 가는 리그마다 팀을 정상으로 이끌면서 최고의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뒤로도 2011년 스페인 국왕컵과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팀에 안기는 등 괜찮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2등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보는 ‘갈락티코’ 레알은 모리뉴 감독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갈락티코는 스페인어로 ‘은하수’라는 뜻이다. 은하수처럼 화려한 최고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으로 팬들에게 서비스한다는 레알의 팀 운영 방침 같은 것이다.

모리뉴 감독의 후임으로는 예술 축구의 대명사 지단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등과 함께 ‘갈락티코’ 1기를 구성했던 지단은 2001∼2006년 레알에서 뛰었고 이 팀의 단장까지 지낸 레알의 상징적인 존재다. 페레스 회장은 “지단은 레알의 가치를 대표했던 인물이자 레알의 자산 중 하나”라고 말해 지단의 영입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한편 모리뉴 감독의 다음 행선지로는 첼시가 언급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더선’은 최근 “모리뉴 감독이 첼시로 다시 돌아온다”고 전하면서 복귀 날짜(7월 1일)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모리뉴#레알#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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