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5블록슛… 만리장성을 가로막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2일 03시 00분


동아시아 농구 中 꺾고 3연속 우승
쌍돛대 이종현도 12득점 맹활약… 외곽포까지 터져 장대군단 기죽여

‘괴물 센터’ 김종규(경희대·207cm)와 이종현(고려대·206cm)이 골밑을 성공적으로 지킨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장대 군단’ 중국을 무너뜨렸다.

최부영 경희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동아시아남자선수권 결승전에서 중국을 79-68로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양국 농구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들 간의 대결에서 승리함에 따라 한국은 앞으로 아시아의 강호 중국과의 경기에 더 큰 자신감을 갖고 나설 수 있게 됐다. 중국은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 이번 대회에 나왔고, 한국도 프로 선수를 제외한 대학, 상무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이 중국의 ‘높이’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중국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201.75cm로 한국(평균 195cm)보다 약 7cm가 크다. 그러나 한국의 두 센터는 자신들보다 키가 큰 중국의 센터 왕저린(214cm), 리무하오(219cm)와의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김종규와 이종현은 초반부터 몸놀림이 둔한 중국 선수들의 약점을 적극 공략했다. 공격 때는 상대 센터가 자리를 잡기 전에 빠르게 골밑으로 파고들었고, 수비 때는 둘이 함께 순식간에 상대를 에워싸 공격을 차단했다.

김종규(13득점 9리바운드)는 5개의 블록슛까지 기록하며 큰 키로 한국을 제압하려던 중국의 콧대를 꺾었다. 그는 “경기 초반 나도 중국 선수에게 블록슛을 당했다. 국내 대학농구에서는 블록슛을 당해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당황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키가 크고 팔이 긴 중국 선수를 상대하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 대표 때부터 왕저린이 뛰는 중국에 매번 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며 필승의 각오를 불태웠던 이종현(12득점)은 왕저린(11득점)과의 라이벌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이종현은 경기 종료 직전 호쾌한 덩크슛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최 감독은 “이종현은 운동 능력과 센스가 모두 뛰어난 선수다. 잘만 키워내면 계속해서 대표팀에서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외곽 슛에서도 7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1개만을 넣은 중국을 압도했다. 박찬희(상무·15득점)와 이정현(상무·12득점), 김민구(경희대·18득점)는 고비 때마다 정확한 외곽 슛으로 중국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김종규#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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