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어떤 물건을 중시하는지를 보면 성격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5월 들어 꾸준히 삼성과 선두를 다투고 있는 넥센 염경엽 감독(사진)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물건은 무엇일까.
목동구장 1루쪽 홈 덕아웃 바로 뒤편에는 넥센 감독실이 자리해 있다. 이 방은 ‘염경엽 컬러’를 말해주는 공간이다. 예나 지금이나 같은 위치에 있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전임 감독 때와는 적잖이 달라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벽지부터 다른데, 흥미로운 대목은 염 감독이 벽지를 포함해 직접 방 디자인을 했다는 사실이다. 염 감독의 완벽주의 기질을 엿볼 수 있다.
테이블에는 자료가 수북하고, 벽 곳곳에도 붙어 있다. 주간, 월간 성적이 아니라 라운드별로 시즌 구상을 해놓은 것이 독특하다. 염 감독은 “어제까지가 2라운드였고, 오늘부터 3라운드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염 감독 방의 가장 큰 변화는 TV다. TV 사이즈가 과거보다 확 커졌다. 염 감독이 취임하자마자 특별히 구단에 부탁한 사항이다. 염 감독은 DVD 플레이어를 같이 들여달라고 요청했다. 전력분석팀이 만들어온 자료를 직접 보기 위해서다. 이 TV로 경기 자료들을 보기 위해 넥센에서 가장 일찍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사람이 염 감독이라고 한다.
염 감독은 취임 인터뷰에서 “로이스터 감독(전 롯데)과 김성근 감독(전 SK)을 섞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뜬구름 잡는 얘기 같았지만, 점점 무슨 의도였는지 알게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