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주장 이호준(37·사진)은 2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유명 제과점에서 직접 주문한 먹음직스러운 팥빙수를 선수들에게 돌렸다. 자신의 고향인 광주를 찾은 것과 전날 팀의 창단 첫 선발 전원안타 기록을 자축하는 의미였다. 이호준은 “어제 안타를 쳐서 정말 다행이다. 큰일 날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숨겨진 사연이 있었다.
NC는 12일 두산에 17-5 대승을 거뒀지만 포수 이태원만 안타를 치지 못해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24일에는 KIA에 10-5로 크게 이겼지만 공교롭게 포수 김태군을 빼고 선발출전한 타자들이 모두 안타를 쳤다.
25일 경기 전 이호준은 선수들 앞에서 “포수들 때문에 기록을 못 세우고 있다”며 익살을 떨었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후, 이호준과 노진혁을 제외하고 NC 타자들이 모두 안타를 쳤다. 후배들, 특히 포수들의 날카로운 눈빛이 이호준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이호준은 “노진혁이 7회 안타를 치면서 나 혼자 남았다. 김태군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며 “9회 마지막 타석이 왔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는데 하필 컨디션 조절 차원인지 마무리 앤서니가 등판하더라. 앞이 깜깜했다”고 말했다.
타석에 선 팀 최고참은 결국 우전안타를 날리며 팀의 창단 첫 선발 전원안타를 완성했다. 이호준은 “안타를 못 쳤으면 오늘 미팅 때 숨어있을 생각이었다. 괜히 포수들 놀렸다”며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