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기질을 잃었고 승리 DNA도 사라졌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고전 중인 FC서울의 현 주소다. 작년 서울은 강했다. 이길 경기는 꼭 잡았다. 연승은 많았고 연패는 없었다. 올해의 서울은 다르다. 치고 올라가야 할 타이밍마다 뒷걸음질치고 있다.
● 득점 후 곧바로 실점 많아
서울은 리그 12경기에서 3승5무4패(승점 14)로 10위다. 이중 7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2승(4무1패)에 불과했다. 특히 2경기는 2-0으로 앞서다가 무승부에 그쳤다. 실점 패턴이 특히 안 좋다. 포항(2-2)과 홈 개막전에서는 전반 29분 득점 후 3분 만에 실점, 인천(2-3)과 경기에서는 전반 28분 득점 후 7분 만에 골을 내줬다. 먼저 2득점한 경기도 마찬가지. 울산(2-2)을 상대로 전반 30분 두 번째 득점 후 6분 만에 골을 허용했고, 제주(4-4) 원정에서도 전반 37분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3분 만에 실점했다. 무리한 플레이로 중원에서 볼을 뺏기거나 수비수, 골키퍼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장면이 많았다. 득점 후 방심했다는 뜻이다. 서울은 21실점으로 최하위권인 강원(24실점), 대전(26실점), 대구(25실점)를 빼면 실점이 가장 많다. 서울은 전반 31∼40분(6실점), 후반 10분 이내(5골)에 가장 많은 골을 허용했다. 전반 막판과 후반 초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서울은 23골을 넣어 선두 포항(24골)에 이어 전체득점 2위지만 집중력 약화로 10위에 처져 있다.
한 마디로 서울은 이기고 있을 때는 방심하고 지고 있을 때는 조급하다. 언젠가부터 서울 경기는 늘 조마조마하다. 작년의 안정감 있는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서울은 정규리그와 달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K리그 클럽 가운데 유일하게 8강에 올라 있다.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이 챔스리그와 정규리그 간 동기부여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이대로 가면 서울은 스플릿A(1∼7위) 진입도 장담 못한다. 리그에서 이겨야 할 동기 중 이것보다 강한 게 있을까. 서울 선수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하는 이유다. 당장 6월1일 전남과 홈경기부터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