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경완(41)이 마침내 1군에 복귀했다. 지난해 7월 2일 2군으로 내려간 이후 330일이다. 그는 28일 문학구장에 나와 “1년 정도 됐나”라며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그러면서 “2군은 이 운동장을 못 쓴다. 실내에서만 훈련하다 오랜 만에 그라운드에 나오니 야구장도 되게 커진 것 같다. 그동안 자세히 안 봐서 그런가”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이날 삼성전에 선발 출장할 계획이었지만 비로 경기가 취소되자 그라운드에서 최정과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었다. 1991년 데뷔 후 프로 23년째. 그러나 경기는 언제나 설레고 긴장된다. 근 1년 만에 1군으로 콜업됐으니 분위기 파악도 필요했을 터. 그는 “오늘 1군 투수들과 미팅을 처음 했는데 다 어려서 놀랐다. 최영필도 2군에 내려가면서 이재영 빼고는 다 어리더라. 속으로 ‘이렇게들 어렸나’ 싶었다. ‘되게 중요한 시기구나. 이끌어주는 사람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김광현과 윤희상에 대해 “용병 빼면 에이스다.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10승 이상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왼쪽과 오른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3차례나 받은 박경완은 재활훈련을 하면서 지난 2년간 1군에선 총 18경기만 뛰었다. 그동안 TV를 통해 SK뿐 아니라 다른 팀 경기들도 봐왔다. 그는 “현장에서 보는 것과 TV로 보는 것은 다르다. 게임 감각이 문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를 믿고, 우리 투수들을 믿고 해보겠다”고 밝혔다.
SK는 시즌 초반 어려움에 처해 있다. 박경완은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가지고 있는 것 100%를 발휘하도록 하겠다”며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바라는 부분을 충족시키고, 많이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