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2000년 18승 올릴 때보다 페이스 빨라 10승이 고비…‘99번’ 류현진도 아홉수 겪을까
2013년 류현진(26·LA 다저스)의 승수 페이스를 박찬호(40·은퇴)의 전성기와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빅리그 7년차이던 2000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개인 최다인 시즌 18승을 거뒀다. 이는 2006년 대만 투수 왕젠민이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19승을 따내기 전까지 ‘동양인 메이저리거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이었다.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간)까지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6승(2패)을 챙겼다. 2000년 박찬호의 시즌 11번째 게임은 마침 5월 30일 뉴욕 메츠전이었다. 박찬호는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5승(4패)을 수확했다. 11경기까지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1승을 더 거둔 것이다. 방어율에서도 류현진(2.89)이 박찬호(4.48)보다 월등히 앞선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의 현재 승수 페이스를 고려하면 다르빗슈 유(텍사스)의 동양인 신인투수 시즌 최다승(16승)은 물론 박찬호의 단일시즌 최다승 기록도 ‘결코 넘을 수 없는 산’이 아니다.
5월까지 5승에 그쳤던 박찬호는 시즌 12번째 경기인 애너하임전부터 15번째 경기인 세인트루이스전까지 4경기 동안 한 차례의 완투승을 포함해 모두 승리를 신고하며 단숨에 9승을 마크했다. 그러나 ‘아홉수’로 꽤 고전했다. 16∼17번째 등판에서 승패 없이 물러난 뒤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시즌 21번째 경기였던 7월 21일 콜로라도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마침내 10승 고지를 밟았다.
10승 고지에 오르기까지 제법 많은 시간이 걸렸던 박찬호가 결국 18승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던 데는 정규시즌 막판 급피치가 큰 힘이 됐다. 8월 하순부터 9월 초까지 4연승을 달린 뒤 32번째 경기였던 9월 20일 애리조나전부터 34번째 시즌 최종전이었던 30일 샌디에이고전까지 다시 3연승을 거뒀다. 샌디에이고전은 빅리그 첫 완봉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