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레바논의 6차전을 앞두고 축구팬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 잔디만 봐도 속 터져-3가지 난제
한국의 중동 방문 A매치 역대 전적은 14승 12무 12패. 중동 팀과의 역대 전적이 68승 43무 33패인 것에 비하면 방문 경기 성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여기에는 중동의 경기장 잔디도 한몫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많은 국가의 잔디는 중동에 비하면 짧다. 중동에는 유독 긴 잔디가 많다. 평소와는 다른 잔디환경에서 볼을 다뤄야 한다. 이 때문에 볼 컨트롤이 어렵다. 또 발이 긴 잔디에 파묻히면 체력 소모가 심하다. 아스팔트에서 뛰다 모래에서 뛰는 것과 마찬가지다. 레바논전이 열리는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도 긴 잔디가 덮여 있다. 또 움푹 파인 곳도 많아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한낮에 40도를 웃도는 기후도 악영향을 준다. 대표팀은 경기 며칠 전부터 현지 적응을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적응하기는 어렵다. 3년째 카타르에서 뛰고 있는 이정수(알사드)는 “1년간 뛰어도 중동의 무더위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일주일 전에 온다고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도와 비슷한 응원 구호를 스피커 수십 개로 90분 내내 흘려보내는 중동의 응원 문화도 선수들을 괴롭히는 요소 중 하나다. 여러 차례 중동 방문 경기를 한 이영표(밴쿠버)는 “응원 소리가 시끄러운 것을 떠나 선수들의 리듬을 망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믿는다, 중동 킬러들-3가지 강점
레바논전에는 유독 중동에 강한 두 선수가 출격한다. ‘중동 킬러’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상무)다. 이동국은 A매치 30골 중 10골을, 이근호는 16골 중 11골을 중동전에서 넣었다. 이동국은 “중동과 많은 경기를 치렀다. 중동 선수들은 정신력이 약하기 때문에 초반에 득점하면 무너진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레바논의 어수선한 팀 사정도 한국에는 호재다. 레바논은 지난해 승부조작 여파로 4월부터 주전 6명이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레바논의 박지성’으로 불린 로다 안테르(산둥)가 대표팀을 은퇴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레바논의 테오 뷔커 감독은 최근 상황을 대변하듯 “한국과 레바논의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레바논과의 A매치 상대 전적에서 7승 1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최근 맞붙었던 지난해 6월 안방 경기에서도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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