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 0%” 별 쓸어담는 AS모나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4일 03시 00분


팔카오 영입 이어 루니-박지성 이적설
러시아 부호 구단주 자금력도 한몫

‘세율 0%의 힘?’

프랑스 프로축구 AS모나코(모나코)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유럽 축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나코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영입한 데 이어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영입에도 성공했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파트리스 에브라, 웨인 루니(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박지성(퀸스파크레인저스) 등도 모나코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모나코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만 4000억 원을 풀 것으로 보인다.

모나코가 이 같은 돈을 쓸 수 있는 것은 2011년부터 구단주를 맡은 러시아의 부호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의 두둑한 주머니 덕분이다. 비료 재벌 리볼로블레프의 재산은 1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코가 다른 구단보다 선수 영입에 유리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소득세율이 0%라는 점이다. 모나코의 연고지인 모나코공국은 개인 사업자인 선수들의 연봉에서 전혀 세금을 떼지 않는다. 모나코는 독립국이지만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 축구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세금은 선수들에게 중요하다. 프랑스는 연수입 14억 원, 영국은 연수입 3억 원이 넘는 고액 소득자에게 각각 75%와 50%의 세금을 매긴다. 많은 선수가 연봉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 불만이 많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데이비드 베컴이 숱한 러브콜을 물리치고 2003년 레알 마드리드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세금이다. 당시 스페인은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외국인 개인 소득자에 한해 세율을 43%에서 24%로 줄이는 법을 만들었다. 외국인 선수까지 그 혜택을 받게 돼 많은 선수가 스페인을 찾았다. 최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팀을 떠나겠다고 한 것도 올해부터 이 법이 폐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내 다른 구단들은 모나코가 세금제도를 이용해 유명 선수들을 쉽게 데려간다며 불만이 많다. 이에 프랑스프로축구연맹도 모나코에 제동을 걸었다. 내년 6월까지 모나코 구단의 법인 주소를 프랑스로 옮기고 선수들이 세금을 내게 하지 않으면 리그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 모나코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AS모나코#라다멜 팔카오#웨인 루니#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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