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마저 위협 받아도 아직 긍정론 우세 초반 상승세 타격 덕분 100% 전력 아냐 선동열 “더 떨어질 데 없다” 반전 노려
윤석민, 1승뿐…KIA 에이스 부활 관건
4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KIA 선수단은 정적 속에서 훈련했다. 오직 선동열 감독만이 평소보다 더 활달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누구보다 속이 타들어가겠지만 팀 분위기를 고려해 일부러 밝게 보이려고 애쓰는 듯했다.
KIA 선수들은 2일 광주 LG전을 앞두고 삭발을 감행했다. 그러나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 결승점을 내줘 4-5로 역전패했다.
일시적이지만 5위까지 떨어져 4강마저 위협받는 상황.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아직도 “삼성의 대항마는 KIA”라고 평가한다. 위기에 허덕이는데도 KIA를 둘러싼 긍정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 연패의 패러독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4일 “KIA가 올 시즌 100% 전력으로 싸워본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4월의 상승세는 전적으로 타격 덕분이었지, 투타의 밸런스는 한번도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아직도 팀별로 80경기 안팎을 남겨둔 시점이라 KIA가 한번 불이 붙으면 판도 자체를 확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선동열 감독 역시 “100% 전력으로 못해본 것도 다 실력”이라고는 했지만, 이런 분석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한번만 연승을 해보면…”이라는 말 속에는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롯데 김시진 감독을 만나서도 “더 떨어질 데도 없다”고 말했다. 지금이 바닥이니, 이제부터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얘기다.
KIA 선수단의 단체삭발에 대해서도 이효봉 위원은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 위원은 “선수들이 먼저 위기라고 느끼는 것이다. 이런 것조차 못 느끼는 팀도 있다. KIA가 뭉쳐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 반전의 키맨은?
그렇다면 KIA의 반전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야 할까. 이효봉 위원은 “선발진”이라고 답했다. 양현종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발진에서 윤석민-김진우-서재응이 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에이스 윤석민이 정상 구위를 되찾으면, KIA의 전력은 단숨에 배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스라면 팀이나 스스로가 역경에 처했을 때, 헤쳐 나가는 힘이 있어야 한다”라고 이 위원은 지적했다. 시즌 1승에 그치고 있는 윤석민의 각성과 분발 여하에 KIA의 반격 강도가 달려있다는 의미다. 선발진이 안정되면 불펜의 과부하도 줄어들 수 있다. 타선에서도 최희섭과 이용규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고, 김주찬과 신종길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면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전력이 구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