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로 돌아온 손민한, 1407일만에 승리 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6일 03시 00분


2009년 부상… 2011년 롯데서 방출
NC 유니폼 첫 등판, 5이닝 1실점
이호준 만루포 축하… SK에 대승

야구공은 둥글다. 야구공을 맞혀야 하는 방망이도 둥글다. 그래서 야구는 인생처럼 알 수 없다고들 한다. 손민한(38·NC·사진)의 야구 인생도 그러했다. 2011년 소속팀이던 롯데에서 방출됐던 그가 1407일 만에 다시 승리를 맛보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손민한은 1997년에 프로에 입문해 15년 동안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01시즌엔 15승(6패)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고 2005시즌 18승(7패), 평균자책 2.46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후 어깨 부상으로 내리막을 걷다 2011년 롯데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방출 당시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6대 회장을 맡고 있던 손민한의 비리 문제가 불거졌다. 그는 전임 사무총장과 선수협 기금을 횡령, 배임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손민한은 선수협과의 갈등으로 현역 복귀에 애를 먹었다. 그러다 올해 4월 선수협이 그를 용서하기로 하면서 손민한은 신고선수로 신생 구단 NC에 입단할 수 있었다.

손민한은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2008년 8월 27일 삼성전에 등판한 이후 1378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지만 베테랑의 어깨는 녹슬지 않았다. 손민한은 5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져 SK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38세의 나이에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나왔고 포크볼과 체인지업 등 6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NC는 1-1로 맞선 5회 나성범이 균형을 깨는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대선배에게 승리투수 조건을 선사했다. 이어 6회에는 NC의 4번 타자 이호준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호준은 7회에도 2사 만루에서 싹쓸이 적시 2루타를 터뜨려 손민한의 승리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선발 전원이 안타를 기록한 NC는 SK를 11-5로 꺾었다. 경기가 끝난 뒤 손민한은 “다시 유니폼을 입게 도와준 팬들과 구단에 감사하다”며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 그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LG 박용택은 5일 만에 다시 만루포를 터뜨렸다. 3회 선제 만루홈런으로 앞선 LG가 두산을 5-3으로 제압했다. 사직에선 롯데가 KIA를 6-3으로 꺾고 3위로 뛰어올랐다. 선두 다툼 중인 넥센과 삼성은 연장에서도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손민한#프로야구#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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