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커쇼마저 3경기서 2패 부진… 류, 8일 애틀랜타전 부담 더 커져
한화 때도 팀 마운드 홀로 책임져
참 기구한 운명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26)이 ‘소년 가장’의 숙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지 못하는 바람에 다저스의 추락을 막아야 하는 임무를 류현진이 모두 짊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커쇼는 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았지만 안타 7개, 볼넷 3개,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커쇼가 못 던졌다기보다는 다저스의 물방망이와 허약한 불펜이 문제였다. 이날 다저스의 타선은 5안타로 2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지난달 21일 완투로 5번째 승리를 챙긴 커쇼는 이후 3경기에서 20이닝 동안 10실점으로 2패만을 기록했다. 이날 2-6으로 패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뛴 류현진은 8일 애틀랜타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으로 다저스와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3승 무패로 앞서 있다. 류현진도 지난달 18일 애틀랜타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소인 5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패전은 면했지만 볼넷을 5개나 내주며 고전했다. 이래저래 류현진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류현진에게는 낯설지 않다. 오히려 데자뷔처럼 느껴질 수 있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 7시즌 동안 탈삼진 타이틀을 5번이나 거머쥐었지만 한화는 최근 4년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에서 류현진은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어 매번 완투에 가까운 투구를 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항상 눈부신 피칭으로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소년 가장’이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이 8일 상대할 애틀랜타의 선발은 지난달 18일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챙긴 폴 마홀름이다. 마홀름은 류현진과 비슷한 스타일의 투수다. 속구를 기본으로 투구 수의 절반은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구사한다. 애틀랜타의 2선발로 7승 4패를 기록 중인 마홀름은 최근 5경기에서 3승 1패로 상승세다. 하지만 마홀름은 방문경기 평균자책이 5.36으로 안방(1.64)에서보다 크게 떨어진다.
다저스의 허약한 불펜을 감안할 때 류현진이 8일 경기에서 7승째를 챙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7이닝 이상은 버텨야 한다. 국내에서 단련된 ‘소년 가장’의 모습이 다시 필요할 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