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외야수 이택근(33·사진)은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역대 99번째 1000경기 출장이다. 2003년 데뷔한 이택근이 11시즌 만에 남긴 기록이다. 그는 경기 전 “프로 첫 출장은 데뷔 첫 시즌 개막전이었던, 수원 롯데전이다. 대타로 나서 안타를 쳤던 기억이 난다”며 “다시 롯데를 상대로 고향 부산에서 전 감독님(롯데 김시진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1000번째 경기에 나서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택근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3년 넥센의 전신 현대에 입단한 뒤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했다. 신인이던 2003년부터 101경기를 경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4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했다. 그 사이 2008베이징올림픽과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그러나 이택근은 만 10년간 경험한 수많은 영광과 환희의 순간들 가운데 ‘다시 넥센으로 돌아오던 날’을 으뜸으로 꼽았다. 그는 “LG로 트레이드됐던 나를 넥센에서 다시 불러줬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은 주장을 맡아서 그런지, 내 안타 하나보다 팀 성적에 따라 그날의 기분이 좌우된다. 올해는 팬들에게 꼭 우리 팀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1000번째 출장이라는 이정표를 남긴 이택근은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새 목표를 향해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그는 “부상이 없었다면 좀더 빨리 1000경기를 채울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요즘 들어 한 경기, 안타 하나, 도루 하나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